안도 타다오의 건축이 아름다운 '밸리 갤러리'
이유는 무얼까. 많은 장소들을 여행 다녔다고 생각했지만 '나오시마 섬'이 이렇게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방문 전에는 (예술섬을 기획하고 만들었기에) 조금 인공적인 섬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막상 방문했을 때 나는 이 섬에 매료되었다. 특히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 근처의 산책로와 뮤지엄 곳곳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또한 내가 상상한 것보다 생태 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어서 산책로에서 아름다운 꽃과 식물을 만날 수 있었고 다양한 새소리도 감상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과 입장료가 묶여있는 '밸리 갤러리 Valley Gallery'는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히려 여행 후기를 읽었을 때 이곳은 작고 볼 것 없다고. 그래서 패스~ 했다는 사람이 꽤 많았다.) 작고 조용한 갤러리에 불과하지만 자연에 둘러싸인 이 조그마한 갤러리의 미묘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나오시마 섬에는 유독 '안도 타다오(Ando Tadao)'의 건축물이 많아서 지겨울 법도 하지만 또 막상 방문해 보면 그 장소만의 독특한 설계와 특징이 재미있어서 전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다. 자전거를 대여해 섬을 투어 하는 이들도 많지만 건강한 두 다리가 있다면 편안한 신발을 신고 나오시마 섬 곳곳을 누비는 걸 추천하고 싶다. (실제로 많은 유럽인들이 트레킹 복장으로 이곳을 방문한다.ㅎㅎ) 일본을 꽤 자주 여행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새롭고 놀라운 장소를 마주할 때마다 살아있는 동안 더 열심히 세계 곳곳을 걸어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젊은 시절 여행을 참 좋아했었다. 프래랜서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한 프로그램이 끝나면 언제든지 장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점이었고. 하나의 프로그램을 마치면 의례 그렇듯이 한 달씩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때는 정말 여행작가로 살고 싶었지만. 엄마는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오죽 여행만 다니는 딸이 싫고 못마땅했으면 교회 담임 목사님을 붙들고 우리 딸은 여행만 다녀서 걱정이라고 하소연을 했을까. 엄마에게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었다. ㅠㅠ 하지만 사람에게는 본능이라는 게 있는 것일까. 나는 지금도 아름다운 장소를 만나면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아지고 설렌다. 나오시마 섬의 밸리 갤러리도 내게는 그런 장소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