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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의 국제뉴스 Jan 27. 2020

터키 '미성년자를 강간하고 감옥 가지 않으려면..'


터키에서 일명 ‘Marry your rapist(강간자와 결혼하라)’라는 법안이 지난주에 국회에 제출되었습니다. 이 법안이 도대체 무엇이냐 하면..


18세 미만의 미성년 여성을 강간하면 처벌을 받게 되는데, 만약에 그 미성년자와 결혼하면 처벌을 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강간범의 범죄를 결혼으로서 합법화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 일로 터키 여성 인권단체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의 반발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근데 이 법안 처리 시도는 처음이 아닙니다. 2016년도에도 비슷한 법이 제출되었지만 거센 비판과 비난으로 통과하지 못했지요. 과연 왜 이런 법안이 나오게 되었을까요?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금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는 우파 대통령입니다. 권력을 잡은 후 지속적으로 민주주의가 역행하고 있고 수많은 정치 정적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는 터키를 '이슬람 국가'로 되돌릴 것이라고 자부를 해온 사람입니다. 당연히 정치 세속주의는 점차 쇠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인권은 바닥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2014년 에르도안 대통령은 "남성과 여성은 같아질 수 없다. 이것은 우리 자연 본성에 맞지 않는다"라고 직접 대놓고 말한 적도 있죠. 


법안 제출의 또 다른 배경은 터키에서 사실상 많은 조혼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래 18세가 되어야지 법적으로 결혼을 할 수 있는데 지난 10년간 50만 명의 넘는 미성년 여성들이 제도 보호 없이 결혼을 했습니다. 일명 명예를 중시하는 무슬림 집안에서 여성의 강간은 즉, 그 여성이 더럽혀졌다고 믿기 때문에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결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문화적 배경도 작용을 했죠. 


솔직히 생각해 봅시다. 내 딸이 '강간범'과 결혼을 한다. 에르도안 대통령 본인 자신의 경우라며 아마 그 강간범을 소리 없이 사라지게 할 것 같은데 말이죠. 근데 그거 아십니까? 이 '강간범과 결혼하라'라는 법은 다른 아랍국가와 라틴국가에 이미 수십 년 동안 존재했다가 최근에 사라진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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