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추천도서] 자기경영노트(공병호)
제1부 - 04 아니오맨 직장인
“헐? 여기가 백선배님이 이야기한 바로 그 곰카페?”
오늘은 주말이라 회사에 출근하는 날이 아니었지만, 마침 회사 근처에서 사는 친구와 저녁 약속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출근 아닌 출근을(?) 했다.
그래. 이왕 회사 근처까지 온 거, 백선배님이 이야기해 준 세평 선배님이 점심시간마다 책 읽는 곳이라는 그 곰카페나 한번 구경해보기로 했다.
흠?. 뭐 생각보다 별거 없는데?? 그냥 카페 간판에 귀여운 곰 한 마리가 그려져 있고······ 잠깐?! 그래서 곰카페였던 거야?
이영희: 그, 그래서 곰카페였다니······.
김세평: 어라? 영희 씨, 여기서 뭐해요?
이영희: 헐!!
김세평: 왜 이렇게 놀래요?
이영희: 그럼 안 놀래게 생겼어요? 아니, 오늘은 주말인데 여기는 왜 오신 거예요?
김세평: 아아. 잔업이 좀 있어 오늘 회사에 잠깐 나왔거든요. 집에 가기 전에 커피라도 한 잔 하려고 그래서······ 어라? 영희 씨도 회사에 일하러 나온 거예요?
이영희: 아, 아니에요. 저는 근처에 약속이 있어서······.
김세평: 에? 무슨 약속인데 회사 근처에서 잡아요?
이영희: 고등학교 동창이 마침 회사 근처에 살아서요. 그나저나 주말에도 출근이시라니! 선배님 고생이 많으시네요.
김세평: 하하. 고생은 무슨요. 정말 잠깐 나온 거예요. 근데 여기 곰카페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우리 회사 직원들은 은근 잘 모르는 곳인데···?
이영희: 아, 사실 백선배님이 알려주셔서요. 회사 점심시간에 선배님이 여기서 책 읽으신다고······.
김세평: 엥? 백선배랑 저에 대해 그런 얘기까지 했어요?
이영희: 왜요? 혹시 곰카페에서 독서하시는 거 비밀이었어요??
김세평: 아뇨. 비밀은 아닌데요. 와우! 둘이 그렇게나 친한 줄은 몰랐었네요!!
이영희: 네? 아, 아니 친한 건 아니고요!
김세평: 뭘 그렇게 까지 부정을 해요. 백선배 상처 입겠네. 아무튼 뭐 여기서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제가 커피 한 잔 사드릴까요? 혹시 약속시간은 언제에요?
이영희: 어? 진짜요? 저 아직 약속시간까진 시간이 좀 있긴 해요.
김세평: 하하. 그럼 카페로 들어가시죠.
이영희: 오······. 뭔가 뜬금없네?
(곰카페 안)
이영희: 선배님! 저는 아아요!
김세평: 아아? 아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니, 오늘 제법 추운데 아이스를 드신다니.
이영희: 괜찮아요. 저 완전 얼죽아거든요.
김세평: 에? 얼, 얼죽? 그게 뭔데요?
이영희: 헐? 진짜 몰라요?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줄여서 얼죽아!
김세평: 얼죽아? 하하. 저도 그럼 얼죽아 도전!
이영희: 어휴, 얼죽아도 모르고. 선배님 완전 아재네요. 아재.
김세평: 아재라니요? 저 이제 서른넷밖에 안 됐거든요?
이영희: 서른넷이면 아재 맞죠!
김세평: 그, 그런가요?
이영희: 그나저나 선배님. 밖에선 몰랐는데 여기 내부는 엄청 넓네요.
김세평: 꽤 넓죠? 넓은데 손님도 없어서 엄청 조용해요. 물론 손님이 없어 사장님은 힘드시겠지만, 저 같이 카페에 책 읽으러 오는 손님입장에선 이보다 좋을 카페는 없어요.
이영희: 그러네요. 바로 이곳에서 점심시간을 보내셨군요.
김세평: 영희 씨는 요즘 회사 일은 괜찮아요? 팀장님이 또 뭐라 하진 않고요?
이영희: 네. 그날 이후로는 팀장님과 별일은 없었어요. 아, 그리고 선배님. 지난번에 휴게실에서 신경써주셔서 감사했어요. 선배님의 조언 이후로 다시 힘내서 출근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히히.
김세평: 후후. 제가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이영희: 근데 선배님. 저 궁금한 게 있는데요.
김세평: 에? 뭔데요?
이영희: 백선배님한테 들었는데요, 퇴사가 꿈이시라고요. 그것도 독서를 통한 퇴사를 꿈꾸신 다고······.
김세평: 네? 허 참. 영희 씨는 백선배하고 도대체 저에 대해 어디까지 이야기를 들으신 거예요?
이영희: 어? 혹시 이것도 비밀인가요······?
김세평: 비밀은 아닌데요. 음······. 아무리 생각해도 두 분은 엄청 친한 것 같아요?! 그 꼰대 백선배하고 친해지기 쉽지 않았을 텐데······.
이영희: 아니, 진짜 안 친하다고요! 에휴, 무슨 말을 못하겠어요.
김세평: 농담입니다. 아무튼 뭐 궁금하신 것 같으니 말씀드릴게요. 맞아요. 영희 씨가 말씀하신 대로 제 꿈은 퇴사예요. 그것도 독서를 통한 퇴사!
이영희: 오···, 진짜셨군요? 그런데 뭔가 이상해요. 독서를 통해 퇴사를 하신다니요?
김세평: 뭐라고 답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제가 그렇게나 이상해보여요?
이영희: 당연하죠! 팀장님이 매번 점심은 팀끼리 먹어야 한다고 선배님께 말씀하시는데도 끝까지 선배님은 따로 드시잖아요? 게다가 매 점심시간마다 홀로 여기 곰카페에서 책을 읽는 것만 봐도 보통 이상한 게 아니죠.
김세평: 아하. 그러네요? 제가 봐도 제 자신이 진짜 이상해 보이네요?
이영희: 헐. 그걸 이제 아셨어요? 어휴······.
김세평: 그런데 어쩔 수 없어요. 우리와 같은 직장인은 평일에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거든요. 점심시간이라도 확보가 돼야 책을 읽을 수 있죠.
이영희: 흠, 그렇죠. 어떻게 보면 맞는 말씀이긴 한데, 그래도 점심시간까지 굳이······.
김세평: 음······. 영희 씨. 혹시 이 책 읽어보셨어요? 제가 마침 카페에서 읽으려고 가지고 온 건데.
이영희: <자기경영노트>? 아뇨. 읽어본 적은 없어요.
김세평: 이 책은 ‘국내 1인 기업 선구자’로 유명한 공병호 소장이 쓴 <자기경영노트>란 책인데요.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와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이 무한대가 아님을 기억하자.”
이영희: 네?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이 무한대가 아님을 기억하자?
김세평: 영희 씨. 한번 생각해보세요. 직장인에게 있어 평일 일과를 제외하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자기계발 시간은 사실상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뿐이에요.
이영희: 아, 그렇죠. 평일에는 점심시간이랑 저녁시간뿐이죠.
김세평: 그런데 저녁시간에 야근을 한다던가, 혹은 저녁약속이 있는 날에는 사실상 저녁시간도 자기계발 시간으로 활용하기 힘들어요. 그렇담 결국 점심시간이 직장인들에게 있어 유일한 자기계발시간일 수 있는데, 문제는 점심시간 같은 경우 대체로 한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아요..
이영희: 맞아요. 점심시간은 고작 한 시간이에요.
김세평: 그렇죠? 그런데 그렇게 짧은 점심 한 시간도 제 시간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전 그날 어떤 책도 읽을 수 없어요. 아시다시피 제 꿈은 독서를 통한 퇴사인데, 하루라도 책을 읽지 못하면 제 꿈은 점점 멀어지겠죠.
이영희: 그, 그렇죠. 선배님은 그런 꿈이 있으셨으니······. 그래도 계속 그렇게 점심시간에 단독행동하시면 팀장님이나 선배들 눈치가 계속 보일 거 아니에요?
김세평: 눈치요? 음······. <자기경영노트>에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우선순위에 따라 우리의 시간을 배분하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영희 씨. 우선순위을 따른다는 게 뭐예요?
이영희: 우선순위요? 자신이 정한 순위에 따라 행동하고 처리하는 뭐 그런 거 아닌가요?
김세평: 맞아요. 영희 씨 말대로 내게 우선된 것부터 먼저 처리하는 걸 이야기하죠. 저 같은 경우 독서가 저의 최우선순위다보니, 독서에 먼저 시간을 들이고 집중하는 게 맞겠죠? 우선순위에 시간을 배분하고 익숙해진 사람은 주위 눈치 따윈 보지 않습니다. 제 우선순위대로 갈길 가느라 그저 바쁠 뿐이죠. 후후.
이영희: 흠···, 선배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려는지 알 것 같아요. 사실 주위 눈치를 본다는 건 어쩌면 자신을 성장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어떤 우선순위도 없어 그런 거일 수도 있겠네요.
김세평: 그래서 저 같은 경우 자기계발을 위해 우선순위를 정해놓아서 그런지, 개인시간 확보라던가 시간관리가 되질 않으면 좀 민감해져요.
이영희: 어? 혹시 지난번에 팀장님하고 팀 회식 중에 살짝 다투지 않으셨어요?
김세평: 아아, 지난번에요? 그때 아마 팀장님이 회식자리를 무슨 2차까지 가자고 강요하셔서 그랬어요. 그날 사실 집에 가서 읽으려고 했던 책이 있었거든요. 2차까지 가버리면 책을 전혀 못 읽을까봐 저도 모르게 팀장님하고 조금 다퉜네요. 하하.
이영희: 책 못 읽을까봐 회식 중에 팀장님하고 다투는 사람은 전국에 분명 선배님밖에 없을 거예요.
김세평: 어쩔 수 없어요. 저는 직장인의 소중한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빼앗으려고 드는 상사들을 보면 화가 나더라고요. 그리고 그 소중한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그냥 아무렇지 않게 빼앗기는 직장인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고······. 물론 각자의 사정이 있긴 하겠지만요.
이영희: 흠······. 저 뭔가 선배님에게 어울릴만한 별명 하나가 생각났어요.
김세평: 에? 제 별명이요?
이영희: 바로 ‘아니오맨’이요! 선배님은 자신의 우선순위를 위해 상대방의 어떤 권유에도 늘 ‘아니오’라고 대답하시잖아요. 그러고 보니 ‘예스맨“이란 영화가 있는데, 만약 후속작에 선배님으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면 영화 제목이 ’아니오맨‘으로 바뀔 것 같아요! 히히!
김세평: ‘아니오맨’이라······. 꽤 괜찮은 별명 같군요. 하하하.
이영희: 어휴. 저는 선배님처럼 ‘아니오맨’이 되진 못할 거 같아요. 제겐 그럴 용기가 없거든요. 전 아직 신입이기도 하고······.
김세평: 저도 처음엔 쉽지 않았어요. 그랬던 제가 <자기경영노트>를 읽다 만난 어느 한 문구에서 용기를 얻었던 거 같아요. 말 나온 김에 제가 한번 읽어볼게요. “스스로 판단하기에 그다지 가치가 없는 모임이나 자신이 반드시 가지 않아도 되는 모임이면 단호히 ‘아니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 히히. 완전 선배님인데요?
김세평: 어라? 그러네요? 하하하.
어느덧 약속시간이 되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튼 오늘 우연히 세평선배님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 거 같다. 어? 그러고 보니 정작 독서를 통해 퇴사하려고 한 이야기는 듣질 못했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대로 한번 여쭤봐야겠다!
그나저나 나도 언젠가 선배님처럼 ‘아니오맨’이 될 수 있을까?
어머, 아니지. 나는 ‘아니오걸’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