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선배 김세평> 제1부 - 06 자유로운 직장인

[직장생활 추천도서]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기시미 이치로 저)

by 책장인 김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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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 06 자유로운 직장인


김세평: 자, 영희 씨가 좋아하는 여기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지고 왔어요.


이영희: 가, 감사합니다······. 이런 뒤집힌 속으론 도저히 점심을 먹을 자신이 없어 오늘은 저도 곰 카페로 왔어요. 히히······.


김세평: 허 참. 무슨 해장을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해요?


이영희: 선배님이 술을 안 드시니 모르셔서 그래요. 해장에는 아아만한 게 없어요.


김세평: 영희 씨는 진짜 얼죽아 맞네요. 얼죽아. 그나저나 어제 회식 때 대체 술을 얼마나 많이 마신 거예요?

이영희: 윽···, 어제 좀 과음한 거 같아요.


김세평: 아니, 원래 그렇게 술을 좋아했어요?


이영희: 아뇨.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김세평: 에? 근데 어제 왜 그렇게 많이 마셨어요?


이영희: 아오! 생각할수록 진짜 짜증나!!


김세평: 아이고, 깜짝이야! 갑자기 왜 화를 내요?


이영희: 어제 회식 때 제가 분명히 정과장님한테 술 많이 못 마신다고 얘기했거든요? 근데 그렇게 얘기해도 정과장님은 계속 강제로 먹이는 거 있죠?


김세평: 정과장? 아아. 어제 정과장이랑 마셨어요?


이영희: 어쩌다보니 같은 자리에 앉게 되어서요. 에휴.


김세평: 에고. 그 인간 술고래로 유명한 인간인데······. 고생했어요.


이영희: 정과장님은 진짜 회식자리에서는 무조건 피해야 할 상사들 중 넘버원이에요! 와, 극히 소문은 들었지만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김세평: 어휴. 그 인간 엄청 집요해요. 얼마나 집요한지 정과장 앞에선 어떤 부하직원이든 술을 안 마실 수 없죠.


이영희: 오? 잠깐만요! 선배님. 저 들은 얘기가 있는데······.


김세평: 무슨 얘기요?


이영희: 그 세평선배님이 우리 회사에서 유일하게 정과장님 앞에서 끝까지 술을 안 마신 후배라면서요?


김세평: 에? 그거 어디서 들었어요?


이영희: 어제 정과장님이 회식자리에서 세평선배 욕하고 다니시던데요. 자신이 권하는 술을 유일하게 거부한 버릇없는 후배라면서······.


김세평: 버릇없는 후배?? 허 참······. 정과장 이 인간은 언제까지 내 욕을 그렇게 하고 다닐 건지..!


이영희: 아니, 선배님! 선배님은 어떻게 그 무서운 정과장님이 권하는 술을 안 마실 수 있었던 거예요? 어제 회식 때 전 정과장님 무서워서 도저히 거부하지 못하겠던데요.


김세평: 하하. 그 인간 무서워요. 생긴 것도 무섭게 생겼잖아요? 뭐 저도 쉽지 않았죠.


이영희: 맞아요. 진짜 무섭게 생기셨어요! 으···, 그러고 보니 다음 주에도 정과장님이 신입사원들만 따로 불러서 술 왕창 먹일 거라고 막 이야기하고 다니세요.


김세평: 에고. 술고래 정과장이 또 시작했군요. 그 인간 언제 정신을 차리려나...


이영희: 으으, 세평선배님. 저 좀 살려주세요. 저에게 정과장님 술을 거부할 수 있는 어떤 팁이라도 좀 알려주실 거 없으세요?


김세평: 팁이요? 음···, 팁은 모르겠는데 이거 하나는 말씀드릴 수 있어요.


이영희: 그게 어떤 거죠?


김세평: 미움을 받으면 돼요.


이영희: 네? 미움을 받으라고요? 누구한테요? 정과장님한테요?


김세평: 맞아요. 정과장한테 미움 받으면 돼요.


이영희: 헐! 미쳤어요? 정과장님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김세평: 후후.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내 뜻대로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 지불해야만 하는 대가일 것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미움받을 용기>의 작가인 기시미 이치로의 저서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이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죠.


이영희: 어?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다는 것이 내 뜻대로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 지불해야만 하는 대가라는 건가요?


김세평: 네. 맞아요. 그래서 영희 씨가 정과장의 술을 피하고 싶다면 대가가 필요하겠고, 아마 그 대가는 바로 정과장의 미움을 사는 거겠죠? 내가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선 결국 누군가의 미움 받을 대가를 지불할 용기가 필요한 거예요.


이영희: 헐······. 선배님. 그게 말이야 쉽죠.


김세평: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쉽지 않을 거라고요. 음······. 사실 제가 신입 때 본사 밖에서 일하던 당시 정과장하고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적이 있었어요.


이영희: 아, 진짜요? 본사에서 처음 만난 게 아니셨군요?


김세평: 하하. 아니에요. 예전에 같은 부서에서 일한 적이 있죠. 아무튼 어느 날 회사에서 회식이 있었는데, 그때 하필 저는 정과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어요.


이영희: 에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네요.


김세평: 제가 혹시 영희 씨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던가요? 저는 과민성대장염이란 병을 오랫동안 앓고 있어요.

이영희: 저는 처음 들어요. 과민성대장염을 앓고 계셨군요? 제 친구도 그 병 때문에 무척 고생하고 있는데...

김세평: 제가 말씀을 안 드렸었군요? 아무튼 저 같은 경우 술을 마시기만 해도 장에 탈이나 다음날에는 거의 화장실에서 살다시피 해요.


이영희: 아, 그래서 선배님이 술을 안 드셨던 거구나······.


김세평: 아무튼 그 회식 자리에서 역시나 정과장은 제게 술을 마실 것을 강요했고, 저는 지병이 있어 술은 못 먹는다고 정과장에게 양해를 구하며 거절했죠.


이영희: 그렇죠. 지병이 있는데 술을 어떻게 마셔요.


김세평: 그럼에도 정과장은 제게 끝까지 제게 술을 권하더라고요.


이영희: 네에? 선배님이 지병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요?


김세평: 네. 그때 뭐라고 했더라? 술이 들어가면 몸이 소독되어 지병도 낫고 그럴 거라고 했던가·····?


이영희: 헐! 대박! 몸이 아프다는 사람에게 그런 소리나 하고! 정말 정과장님 미친 거 같아요!!


김세평: 하하. 당시에는 저도 신입이고 회식자리도 처음이고 하니 무서웠죠. 그래서 그냥 마셔주고 다음날 화장실에서 살아야하나 생각했죠.


이영희: 결국 정과장님이 권하시는 술을 마신 거예요?


김세평: 아뇨. 정과장님이 따라준 술잔을 들고 마시기 직전에 문득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에서 읽었던 문장 하나가 생각나더라고요.


이영희: 네? 그 순간에 책 문장이 떠올랐다고요? 참나. 이걸 믿어야할지.


김세평: 하하, 진짜에요. 그런데 제게 문득 떠올랐던 책 문장은 사실 질문에 가까웠죠.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미움 받는 사람이 될 것인가?


이영희: 아, 미움 받을 대가······.


김세평: 그렇게 저는 제 자신에게 물었죠. “정과장에게 사랑받는 직원이 될 것인가? 아니면 정과장에게 미움 받는 직원이 될 것인가?” 그리고 전 답을 내렸죠. 정과장에게 사랑이 아닌 미움을 받겠다고요.


이영희: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김세평: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고 정과장한테 이야기했죠. 혹시 제가 이 술을 마시고나서 앓고 있던 지병이 악화라도 되면, 정과장 당신에게 모든 의료비 청구할 거니까 각오하라고 했죠.


이영희: 헐! 대박!


김세평: 제가 이렇게 말하자마자 화가 났던지 정과장은 눈을 부릅뜨면서, 어디서 신입 주제에 상사 면전에 그딴 이야기를 하냐며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이영희: 참나. 아니, 눈도 작으신 정과장님은 뭐 뜰 눈이나 있어요?


김세평: 큭큭. 그러게요. 아무튼 주위에서 직원들이 화가 난 정과장을 말리면서 일단락되었어요. 뭐 그 이후로 저한테 술을 권하진 않아요. 정과장뿐만 아니라 그 어떤 상사도 제게 술을 권하지 않더라고요.


이영희: 우와. 그래서 선배님은 회식자리에서만큼 술에서는 자유로우신 거네요?


김세평: 그 대가로 정과장의 미움을 마음껏 사긴 했지만요.


이영희: 그래도 부러워요. 정과장님으로부터 자유의 몸이시라니!


김세평: 후후. 영희 씨도 저를 부러워만 하지 마시고 한번 저처럼 자유로운 직장생활을 도전해보세요. 물론 상사들의 미움 받는 대가를 지불할 각오는 하시고요.


이영희: 그러고 보니 선배님. 전 이미 팀장님한테 미움 받고 있어요. 요즘 저 필라테스 학원에 다니느라 야근 안 하는 게 마음에 안 드셨는지, 저보고 왜 요즘 야근 안 하냐고 어제 뭐라 하시더라고요. 그러나 뭐 어쩌겠어요? 저는 필라테스 학원을 빠지지 않기 위해 팀장님에게 미움 받을 대가를 지불하고 있답니다. 히히.


김세평: 어? 진짜요? 와우. 이제는 팀장님이 뭐라고 하셔도 울지 않으시네요?


이영희: 참나~ 어이없네요! 6개월 전 휴게실에서 울던 이후로 저도 나름 성장했다고요!


김세평: 보통 성장이 아닌데요?


이영희: 사실 이게 다 선배님 덕분입니다. 매번 책 내용과 관련하여 좋은 이야기 해주시고, 또 많은 도움도 주시고...


김세평: 잉? 영희 씨. 부끄럽게 왜 이러세요. 하하. 음? 벌써 점심시간이 끝나가네요? 이제 슬슬 일어나실까요?


이영희: 히히. 세평 선배님. 커피 잘 마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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