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추천도서]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손흥민 저)
제1부 - 08 타임머신 직장인
김세평: 어라? 영희 씨. 지금 책 읽고 계시는 거예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이영희: 참나. 저도 가끔은 책도 읽고 그러거든요? 물론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김세평: 오호. 지금 무슨 책 읽고 계신 거예요?
이영희: 히히. 무슨 책이긴요. 바로 잘생기고 멋진 우리의 캡틴! 손흥민 축구선수죠!
김세평: 아하. 그 책 저도 읽은 적 있어요. 책 제목이 아마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이죠?
이영희: 헐? 진짜 선배님은 안 읽은 책이 없네요?
김세평: 후후. 저도 손흥민 선수 팬인지라 후다닥 읽어봤죠. 그래서 책은 재밌어요?
이영희: 진짜 재밌어요! 그것도 꿀잼!!
김세평: 그래요? 근데 진짜 책을 정독하고 있는 거 맞아요? 뭔가 수상한데······. 설마 글은 안 읽고 책에 나오는 손흥민 선수 사진만 보고 있는 거 아니에요?
이영희: 참나~ 어이없네요! 저 글도 열심히 읽거든요? 책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구가 있으면 밑줄도 긋고, 형광펜으로 칠하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못 믿으시면 한번 보여드릴까요?
김세평: 에이, 진짜에요? 그럼 어디 한번 보여줘요.
이영희: 자, 여기 보세요. 봤죠? 형광펜 칠해놓은 거!
김세평: 와우. 진짜네요? 음······. 어? 타임머신? 영희 씨가 표시한 이 부분, 되게 좋은 문구인데요?
이영희: 어디요? 아, “타임머신이 있다면 1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힘들어하는 나를 찾아가 ‘괜찮아. 좋은 날이 올 거야.’라며 어깨라도 두드려 줄 수 있을텐데.”라는 그 문구요? 맞아요. 저도 이 문구에 감동받아서 표시도 하고, 제 다이어리에도 옮겨 적기도 했어요.
김세평: 아하. 그렇군요.
이영희: 그러고 보니 책을 읽다 알게 되었는데요. 손흥민 선수도 소속팀에서 부진했던 시절이 있었더라고요?
김세평: 아마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 팀 입단 첫 시즌에는 부진했던 거로 기억해요.
이영희: 맞아요. 그런데 그 다음 시즌에는 언제 부진했냐는 듯 손흥민 선수가 맹활약을 펼쳤더라고요. 그렇게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손흥민 선수는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부진했던 1년 전으로 돌아가 힘들어하고 있을 자신을 만나 위로해주고 싶다고 한 거예요.
김세평: 아아. 그래서 손흥민 선수가 타임머신을 언급한 거군요.
이영희: 네. 그래서 저도 만약 타임머신을 타게 된다면 작년에 회사에서 힘들어하던 제게 찾아가 위로해주고 싶더라고요.
김세평: 어? 영희 씨가 벌써 입사한지 1년이나 되었어요?
이영희: 그럼요! 저 벌써 1년차 직장인이 되었답니다. 히히.
김세평: 그렇군요. 와우. 그러고 보니 작년 휴게실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던 영희 씨의 모습이 생각나네요.
이영희: 네? 아, 아니! 글쎄 그때 닭똥만큼 굵기까지는 아니었다고요! 아무튼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작년 휴게실에서 울고 있던 저에게 어깨라도 두드려주고 싶어요.
김세평: 하하. 그러면 제가 좀 서운할 거 같은데요.
이영희: 헐? 선배님이 왜요?
김세평: 만약 영희 씨가 작년의 영희 씨를 만나 위로해주게 되면, 그럼 제가 영희 씨를 위로해줄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는 거 아니에요? 지난 1년간 회사 일로 힘들어하고 있는 영희 씨를 위로해주는 것도 제게는 나름 소확행이었는데~!
이영희: 히히, 그건 걱정 마세요. 과거의 제 자신에게 세평선배님 말씀 잘 들으라고 이야기해 줄 테니까요!
김세평: 오~ 그렇게 하신다고 하니 감사합니다 영희 씨. 아, 그리고 보니 저도 손흥민 선수의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을 읽을 때 마음에 와 닿았던 문장이 있었어요.
이영희: 아, 진짜요? 몇 페이지인데요? 궁금해요 선배님.
김세평: 한번 찾아볼까요? 음······. 297쪽이네요. “화려해 보일지 모르는 지금 이순간의 겉모습, 힘들었던 과거와 뒤에서 이루어지는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죠.” 이 문장을 읽는데 손흥민 선수가 저 위치에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들이 있었을지 상상이 가질 않아요. 우리에겐 늘 화려한 모습에만 조명이 비춰지니까요.
이영희: 오, 진짜 그러네요? 정말 상상이 안 가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요? 보통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할 프리미어 리그란 무대에서 뛰고 있으니...
김세평: 예전에 신인시절 당시의 손흥민 선수가 출연한 다큐멘터리를 티브이에서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보통 노력이 아니더라고요. 특히 아버지와 함께 매일 특훈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 깊게 봤었는데...
이영희: 그렇군요. 어? 그러고 보니 선배님도 그동안 회사에서 고생 많으셨을 거 같아요. 나름 선배님도 우리 회사에서 승진 빠른 유망주(?)로 회사에서 꽤 이름을 날리고 계시잖아요?
김세평: 에? 갑자기 제 이야기를 꺼내시고, 부끄럽게... 하하하!
이영희: 히히. 물론 저한테는 그저 농담 잘하는 독서광 선배님 같지만요!
김세평: 도, 독서광이라뇨? 누가 보면 책에 미친놈인줄 알겠어요!
이영희: 전 그런 의미로 이야기한 건 아니거든요? 흠? 책에 미쳤다? 그러고 보니 얼추 비슷한 거 같고······.
김세평: 허 참. 미친놈 소릴 들은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이영희: 아무튼! 선배님, 지난 1년간 부족한 후배 옆에서 챙겨주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김세평: 음? 영희 씨. 갑자기 이 훈훈한 멘트는 뭐죠?!
이영희: 진심이에요. 작년에 휴게실에서 울 때 세평선배님 만나지 않았으면 저 진짜 회사에서 못 버텼을 것 같아요.
김세평: 헉. 영희 씨! 감동이네요. 제가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이영희: 히히. 선배님. 근데 저 궁금한 거 있는데요.
김세평: 뭔데요?
이영희: 만약에 선배님이 타임머신을 타고 지난날 회사에서 고생하고 있는 과거의 자신을 만나게 되면 뭐라고 위로하실 거예요?
김세평: 제가요? 음······. 글쎄요. 아마 책을 선물하지 않을까요? 당시 어려운 상황에 도움이 되거나 위로가 될 수 있는 그런 책들을?
이영희: 히히. 역시 선배님다운 대답이시네요. 그럼 선배님은 과거 어느 때의 선배님을 만나고 싶으세요? 선배님의 신입사원시절? 아님 본사에 발령받고 나서?
김세평: 글쎄요. 음······.
그렇게 영희 씨와 타임머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힘들었던 3년이란 취준생 시절을 이겨내고 들어온 회사였기에 뭐든 감사한 마음으로 회사생활을 잘 해낼 줄 알았다.
그러나 신입사원 시절도 취준생 시절만큼 만만치 않았다. 처음 해보는 업무들을 빨리 숙지해야했기에 정말 정신이 없었고, 또 사내문화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식당에 예약하고 상사들 모시고 다니고, 또 퇴근 후에는 회식자리까지 참석해야 했고!
특히 상사들과의 인간관계가 많이 힘들었다. 당시 정과장 같은 양아치 상사들(?)과 회사생활을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 물론 백선배 같은 좋은 선배도 있었기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신입시절을 버텨냈지만 힘든 회사생활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금 팀장님은 왜 이렇게 까다로우신지. 감정기복도 너무 심하신 분이라 매일 출근할 때마다 팀장님 기분상태부터 체크한다. 에고~ 상사 눈치 좀 안 보는 직장생활은 도대체 언제 오려나?
하하. 그래도 백선배와 영희 씨와 함께하는 회사생활은 나름 재밌긴 한 거 같다. 나도 마음이 맞는 팀원들과 일을 하는 날이 오긴 오는 구나... 그간 스쳐지나갔던 동료직원들과 갈등도 많고 또 불편하기도 했는데 말이다. 그런 거 보면 당장 주위 동료들과 마음이 맞지 않다고 해서 바로 포기하는 것 보단 그래도 조금이라도 버텨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거 같다. 나도 이렇게 좋은 팀원들을 만날지 상상도 못했으니까!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역시나 책과 함께하는 회사생활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신입사원 시절 낯설고 힘들기만 한 회사생활 가운데 나를 위로했던 책, 숙지하기가 너무 어려웠던 회사 업무들을 좀 더 쉽게 숙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책, 동료들과의 관계로 힘들어하고 있던 내게 인간관계와 관련하여 도움을 준 책 등. 이런 책들이 없었으면 나는 분명 지금까지 회사생활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저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회사생활로 힘들어하고 있을 나를 만나면 무슨 책을 선물해 줄 거냐고? 후후.
사실은 말이지, 이미 나는 미래에서 온 그로부터 이미 많은 책들을 선물 받았었거든. 그래서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이고...
그리고 그 책들은 말이야, 그러니까...
- <직장선배 김세평> 1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