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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Oct 04. 2023

<완전한 공시생> 프롤로그

어느 공무원 합격생의 험난했던 수험생활을 다룬 이야기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김세평과 <연애는 전도다> 김들림의 콜라보 프로젝트,

어느 공무원 합격생의 험난했던 수험생활을 다룬 <완전한 공시생>. 지금 시작합니다.



어느 날 약속장소로 이동 중이었던 나는 마침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트레이닝복 차림의 한 남성이 내 앞에 멀뚱멀뚱 서있었다.


'누구지? 나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


그렇게 나는 앞에 있는 남성과 눈이 마주쳤다가 그만 깜짝 놀라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다. 세, 세상에나! 나는 살면서 그렇게 초점 없는 눈을 본 건 처음이었다. 그는 학원가 앞에서 그런 눈으로 멍하니 서있었고 바닥에는 공무원 수험서 몇 권이 널브러져있었다.


'공무원 수험서? 이분 혹시 공시생인가??'


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그 남성의 모습이 생각났다. 도대체 그는 무슨 일을 겪었던 걸까? 혹시 최근에 공무원 시험에 떨어지기라도 한 걸까?? 나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적이 있어 그런지 그가 어떤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지 대충 짐작이 가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느새 내가 공무원으로 일한지 7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 그 힘들었던 공시생 시절을 다 잊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다. 바쁜 일상에 잠시 기억 저편 어딘가에 숨겨두고 지내고 있을 뿐이지, 일기장처럼 언제든 꺼내서 보면 나를 울컥하게 만드는 게 바로 나의 지난 공무원 수험생활이다.


그러고 보니 공시생 시절 당시 내가 만약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공시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합격수기를 쓰고 싶었다. 당시 나는 공무원 시험을 보면 최종 전형까지는 가는데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떨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반복했다. 대체로 최종까지 가서 떨어진 수험생들은 다음 해에는 잘만 합격을 하던데, 나는 계속 합격하지 못하고 3년이란 시간을 공시생으로 보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으로 의도치 않게 나는 오랜 시간 공무원 수험생 세계에서 나름의 독특한 이력(?)을 쌓아가던 중이었다. 그래서 나 같은 공시생이 합격하고서도 후배 수험생들을 위해 어떠한 합격수기도 남기지 않는다는 건 뭔가 직무유기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렇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꼭 합격수기를 남기겠다는 꿈(?)을 안고 공부하던 나는 결국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다.


그런데 막상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는 정신없이 노느라 그랬는지 합격수기 쓰는 걸 잊어버렸다. 그리고 임용 후에는 일하느라 바빠 무려 7년이란 시간이나 잊고 지냈고. 만약 노량진 학원가에서 그 남성과 마주치는 계기가 없었다면 내게도 그런 꿈이 있었다는 사실을 완전 잊어버릴 뻔했다.


혹시 지금이라도 공무원 합격수기를 써보려면 쓸 수 있지는 않을까? 당장은 뭘 써야 할지는 몰랐지만 일단 컴퓨터 앞에 앉은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무작정 키보드를 두들겨봤다. 처음에는 내가 지금 뭘 쓰고 있는지 스스로도 모를 정도로 내용이 중구난방이었다. 그런데 계속 그렇게 글을 쓰다 보니 내 머릿속에서 지난 수험생활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떠오른 기억들을 모으고 모아 글감으로 삼아 열심히 글로 적었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니 어느새 많은 글들이 모였다.


'와우! 이정도 양이면 정말 푸짐한 합격수기가 되겠는데?'


게다가 내가 쓴 합격수기는 마치 수험생이 쓴 일기장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뭔가 읽기도 쉽고 재밌게 다가왔다. 나는 의도치 않게 일기장처럼 연출이 된 내 합격수기를 좀 더 재밌게 각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어느 공시생의 일기장을 엿보는 설정의 웹소설 형식 같이 말이다. 그런데 회사에서 공문만 쓰는 나 같은 사람이 과연 각색이란 걸 할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도저히 나 혼자서는 어려울 것 같아 나는, 평소 친분이 있던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김세평 브런치 작가에게 연락하여 내가 쓴 합격수기를 재밌게 각색하려고 하는데 혹시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그는 알겠다고 했고, 그의 도움으로 각색 작업은 해결이 되었다.


각색과 동시에 나는 내 합격수기에 넣을 성경말씀들을 찾는 작업을 했다. 성경말씀이 없었다면 나는 오랜 수험생을 분명 버티지 못 했을 거다. 그래서 수험생 당시 내가 묵상했던 성경말씀들과 공시생들에게 도움이 될 성경구절들을 선별하여 합격수기에 첨부했다.

 

참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약 2년 정도의 노력 끝에 책 한 권 분량의 나의 공무원 합격수기가 완성되었다. 제목은 <완전한 공시생>으로 지었다. 아니, 지난 내 부끄럽고 창피한 공시생 시절이 이렇게 책 한 권으로 탈바꿈을 할 줄이야? 정말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비록 부족한 합격수기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단 한 명의 수험생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정말 행복할 거 같다. 특별히 크리스천 공무원 수험생들에게 <완전한 공시생>이 신앙적으로 많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그럼 이제 당신을 <완전한 공시생>으로 초대하겠다. 부디 <완전한 공시생>이 당신의 공시생 여정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기도하면서!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노라. 그러나 내가 아니요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느니라. 나는 지금 내가 육체 안에서 사는 삶을,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해 자신을 주신 하나님의 아들의 믿음으로 사노라. (갈라디아서 2:20, 킹제임스 흠정역)



[완전한 공시생 목차]

 

프롤로그

 

제1부 만남

(01) 완전한 공시생

(02) 완전한 욥 (욥1:1)

(03) 완전한 노아 (창6:9)

(04) 완전한 일기장 (롬10:17)

 

제2부 일기장(2014)

(01) 전쟁터 (삼상17:47)

(02) 유혹의 노량진 (시119:9)

(03) 1차 합격, 은혜의 선물 (엡2:8-9)

(04) 기상 (애3:33)

(05) 자기자랑 (갈6:14)

(06) 감정기복 (롬10:17)

(07) 공시생 훈계 (히12:8)

(08) 과민상장염 (고후12:7-9)

(09) 친구A (엡6:16)

(10) 의지의 삭발 (요일 5:4)

 

제3부 일기장(2015)

(01) 너 근심걱정 말아라 (요14:1)

(02) 고시원 고난 (히2:9)

(03) 다시 불합격 (데전2:4)

(04) 슬럼프 극복방법 (시119:50)

(05) 우연 아닌 필연 (창1:1)

(06) 누룩 조심 (갈5:9)

(07) 도용꾼 (히13:6)

(08) 스포츠토토 (렘17:14)

(09) 친구A의 유혹 (고전13:4)

(10) 두려움 극복 (잠9:10)

 

제4부 일기장(2016)

(01) 공시생 자책 (고전10:31)

(02) 공시생 가채점 (히11:8)

(03) 공시생 아버지 (사55:9)

(04) 공시생 예비군 (시56:9)

(05) 공시생 경주 (히12:1)

(06) 공시생 등골브레이커 (욥13:15)

(07) 공시생 불효자 (시56:8)

(08) 공시생 삼각김밥 (시116:3-4)

(09) 공시생 Nevertheless (고후7:6)

(10) 공시생 살려주세요 (시50:15)

 

제5부 특별한 만남

(01) 특별한 운동장

(02) 특별한 카페

(03) 특별한 롤모델

 

제6부 일기장(2017)

(01) 공시생 카페모카 (시121:1-2)

(02) 공시생 소망 (시42:5)

(03) 공시생 마지막 (전9:10)

(04) 공시생 분노 (잠14:29)

(05) 공시생 감사 (살전5:18)

(06) 공시생 밑바닥 (고후12:10)

(07) 공시생 헌금 (고후9:7)

(08) 공시생 네 번째 시험 (골3:23)

(09) 공시생 은혜 (잠24:16)

(10) 공무원 첫 출근 (시40:1)

 

에필로그 - 2018년 2월, 합격생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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