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장인 김세평 Mar 08. 2024

마지막까지 소중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시생

<완전한 공시생> 제6부 일기장(2017) - 07 공시생 헌금


제6부 일기장(2017) - 07 공시생 헌금 [고후 9:7]


저마다 자기 마음속에 정한 대로 낼 것이요,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거이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고린도후서 9:7, 킹제임스 흠정역)



공무원 인터넷 학원에서 귀찮게 내 이메일 주소로 뭘 본인인증을 해야 한다고 해서 잊고만 있던 이메일 계정을 들어가 봤다. (1년은 넘게 로그인은 안 했던 거 같은데?) 어… 그런데 예전에 내가 대학생 시절 속해있던 기독교 동아리로부터 이메일이 며칠 전에 온 것을  발견했다. 


‘요즘 대학 캠퍼스에서 청년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것이 무척 힘이 듭니다. 특별히 재정적으로 많이 어렵고요. 졸업생들에게 미안하지만 이렇게 이메일로 도움을 요청합니다.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이메일을 읽어보니 기독교 동아리 담임 목사님께서 졸업생들 대상으로 보내신 편지글이었다. 목사님은 잘 지내실까? 내가 기억하는 목사님은 비록 연배는 있으셨지만 그 어떤 젊은 사역자들보다 열정적으로 예수님을 대학생들에게 전하시던 목사님이셨는데. 그러고 보니 대학교 졸업 후에는 목사님을 뵌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내가 3년이 넘도록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진하고 있었으니…….


그동안 목사님께 연락드리지 못한 사실에 너무 죄송했다. 그리고 목사님께서 보내신 이메일을 읽어보니 재정적으로도 많이 어려우신 거 같아 걱정도 들었다. 지금 상황이 얼마나 어려우시면 이렇게 졸업생들에게까지 재정적인 도움을 요청하셨을까? 목사님께서 졸업생들에게 구걸 아닌 구걸을 하고 계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저마다 자기 마음속에 정한 대로 낼 것이요,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거이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고린도후서 9:7, 킹제임스 흠정역)



좋아, 나는 이건 계기로 기독교 동아리에 헌금하기로 결심했다. 수험생 신분인지라 당장 수중에 돈이 많이 있진 않지만, 그래도 내가 절약을 좀 하면 헌금할 수 있는 돈은 모을 수 있겠다. 요즘 주 2회 정도 저녁을 굶는 간헐적 단식으로 몸 관리를 하던 중이었는데, 간헐적 단식을 주 4회까지 늘리면 그만큼 저녁식비를 아낄 수 있으니 그러면 헌금도 마련할 수 있겠다.

 

하하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각김밥으로만 연명하던(?) 내가 아니던가? 그러니 저녁 몆 끼 정도 더 굶는 거는 내게는 아무 것도 아니다. 좋았어! 건강과 헌금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봐야겠다!! (그나저나 간헐적 단식을 해도 왜 뱃살은 안 빠지지……)

 

그리고 진짜~ 진짜~~! 이번 공무원 시험에 무조건 합격해야겠다!! 꼭 공무원이 되어서 월급 받게 되면 목사님도 직접 찾아뵈어 식사도 대접하고, 기독교 동아리에 후원도 정기적으로 하고 싶다. 에고, 진작 공무원이 되었다면 목사님께 계속 도움을 드릴 수 있었을 텐데…….

 

그러니까 들림아, 이번 시험은 무조건 합격하는 거다. 알았지? ……아아, 맞다! 학원에서 뭐 이메일로 본인인증 좀 해달라고 했지? 후딱 처리하고 어서 공부 시작하자고!!



다음화에 계속 됩니다.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김세평과 <연애는 전도다> 김들림의 콜라보 프로젝트 <완전한 공시생>



작가의 이전글 마지막까지 약할 때 강해짐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공시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