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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Mar 12. 2024

마지막까지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최선을 다하는 공시생

<완전한 공시생> 제6부 일기장(2017) - 08 공시생 네 번째 시험


제6부 일기장(2017) - 08 공시생 네 번째 시험 [골 3:23]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골로새서 3:23, 개역개정)



헐?! 어느덧 시험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공무원 수험생활을 처음 시작한 게 어제 같은데 벌써 3년이나 지났다니(하긴 내 나이도 이제 서른이니 말 다했다)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간다는 말이 맞다 정말.


당시 나는 학원 강사로 일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게 어떻겠냐는 아버지의 강압적인 조언(?)에 못 이겨 준비하던 걸 어쩔 수 없이 내려놓고 그렇게 공시생이 되어버렸다. 당시 진짜 기분이 썩 좋진 않았었는데…….


심지어 그때는 공무원 시험까지 고작 3개월밖에 남지 않았었기에, 평생 공부란 걸 잘해본 적 없는 내가 3개월 달랑 준비해서 그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솔직히 어차피 떨어진 시험, 그냥 대충 공부하다 포기하고 학원에서 다시 일할 궁리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상에…! 내가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해버린 거다. 물론 2차 최종 면접전형에 가서는 불합격하긴 했지만, 아니 고작 3개월 남짓 준비한 시험에서 내가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한 거다!(지금도 참 의문이다)


그렇게 주위 사람들은 내게 어떻게 3개월 만에 1차 필기시험에 붙었냐며 대단하다면서, 너는 1년만 더 공부하면 분명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거라고 칭찬과 응원을 해주었다. 그때 주위로부터 그런 말을 듣고서 어깨를 으쓱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다.


주위의 그런 칭찬과 응원을 힘입은(?) 나는 그렇게 공무원 시험을 우습게보게 되었고, 학원으로 돌아가려고 했던 건 어느새 잊어버리고는 기고만장하게 다음 공무원 시험에서는 무조건 붙을 거라며 허세 가득한 자신감과 함께 공시생으로 돌아갔다.


어차피 붙을 시험이라 생각했으니 최선을 다하기 보단 정말 공무원 시험을 정말 설렁설렁(?) 준비했다. 그런 교만한 수험생이었으니 시험결과가 당연 어떻게 나왔겠는가? 그렇게 치른 나의 두 번째 공무원 시험의 결과는 ‘1차 필기합격, 2차 면접탈락’, 즉 첫 번째 시험과 똑같은 결과였다(말 그대로 제자리걸음).


하… 여기서 또 후회되는 건 그때 그렇게 멘탈이 털리지 말았어야 했다. 당시 두 번씩이나 공무원 시험 최종 문턱에서 떨어지니까 나는 정신이 반쯤 나가버렸고(?), 다시는 공무원 시험 따위는 준비하지 않겠다며 거의 수개월을 놀면서만 보냈다(진짜 바보 같은 짓이었다). 최종 문턱에서 탈락하든 말든 바로바로 정신 차리고 세 번째 시험을 열심히 준비했어야 했는데 참…….


그나마 가족들의 설득으로 뒤늦게 마음잡고 다시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긴 했는데, 너무 늦게 돌아와서 그랬던 걸까? 나의 세 번째 공무원 시험에서도 나는 불합격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1차 필기합격마저 하지 못하고 떨어진 거다. 그것도 심지어 공무원을 대량 채용하던 해에 말이다(정말 어떤 핑계도 댈 수 없던, 주위로부터 용납될 수 없던 불합격이기에, 이를 계기로 부모님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래, 참 창피했던 시간들이고 나는 이런 창피한 시간들을 딛고 이제 나의 네 번째 시험을 향해 가고 있다. 그러고 보면 전에 치렀던 시험들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던 '나'를 위한 마음이었다면, 이번 시험은 정말이지 이 고통의 수험 가운데 '주님'께서 나를 구원해 주시기만을 바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준비했다. 특별히 골로새서 3장 23절을 붙들면서 말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골로새서 3:23, 개역개정)



주님! 지난 3년의 수험이라는 방황 가운데 저에게는 공무원 시험을 감당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힘과 능력이 오로지 주님의 도우심으로부터 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그래서 저는 저의 마지막 시험을 저라는 연약하고 나약한 사람에게 하듯 하지 않고, 제게 힘과 능력 주시는 주님께 하듯 경외함으로 준비하며 나아갔습니다.


그렇게 저는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열흘도 주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주께 하듯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저의 네 번째 시험! 간절히 주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다음화에 계속 됩니다.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김세평과 <연애는 전도다> 김들림의 콜라보 프로젝트 <완전한 공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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