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따르는 것이 아닌, 내 마음을 스스로 조종할 수 있도록 매일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마음이 흔들리는 대로 따르지 말고 내가 주도권을 쥐고 내 마음에 흐름을 조종해야 한다. 온갖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평온한 마음을 위해.
이 모든 노력을 위해, 그 방도를 찾기 위해 나는 책을 본다. 모든 걸 극복할 수 있는 건 책이다.
독서는 다른 나라, 다른 세대, 다른 환경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 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손웅정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시계를 보니 12시, 점심시간이다. 나는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는 회사건물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람 없는 공간을 찾아다닌다. 복도 구석에 위치한 소회의실을 확인해보니 사람은 없는 거 같다. 오늘은 여기서 점심을 먹어야겠다.
추운 겨울이라 그런지 직원들이 없던 소회의실은 너무 추웠다. 너무 추워 몸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그래도 마음은 평온했다. 왜냐면 점심시간이라도 직원들 없는 공간에 이렇게 홀로 있을 수 있으니까!
도시락은 너무 차가웠다. 휴게실에 전자레인지가 있지만 왠지 그곳에 직원들이 있을 거 같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냥 도시락을 차갑게 먹기로 한다. 그렇게 도시락을 다 먹고 시계를 보니 12시 8분이다. 와우, 점심을 8분 컷으로 해결! 이제 52분 동안 회사에서 나만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내가 이 자유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단 한 가지, 책을 읽기 위해서다.
그렇게 시작된 자유의 독서(?) 중 손이 얼어 책을 잘 넘길 수 없어 입으로 호호 불며 손을 녹이고 다시 책장을 넘긴다. 이건 뭐 성냥팔이 소녀도 아니고... 아니, 회사에서 이렇게까지 해가며 책을 읽어야 하나 갑자기 현타(?)가 온다.
그러나 현타온 마음을 다시 가다듬는다. 나는 확신이 있다. 지금 이렇게 읽는 책들이 이 힘겨운 회사생활을 버틸 힘을 줄 것을. 그리고 언젠가 나를 이 회사로부터 구출해줄 것을! 내게는 이런 확신이 있다.
음... 어느 날부터였을까? 직장생활 하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분명 내 마음인데도 컨트롤되지 않았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나는 지금의 직장생활에 나름 만족해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회사가 싫었다. 그래, 나는 회사에 잠식되는 게 싫었다.
뭐지? 내가 미친 건가? 어느 날부터 내가 나를 잃어버리고, 회사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것 같은 기분에 불안과 두려움이 밀려왔다. 이렇게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게 맞을까 의심이 들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매일 머릿속에 회사생각이 떠나지 않는 내 자신의 상태가 너무 무서웠다.
안되겠다 싶어 나는 동료직원들에게 나의 이 두려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분명 내 이야기를 듣고 동료들은 내게 어떤 조언이나 해결책을 줄 거라 기대했다. 그런데 동료들은 그저 내게 회사에서 버티라는 말만 했다. 그저 버티라고? 이건 내가 원한 답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평소 친분이 있던 직장상사에게 찾아갔다. 그런데 상사의 답변은 똑같았다. 그냥 회사 승진만 바라보고 버티라는 말뿐이었다.
이상했다. 나는 이렇게 혼란스러운데 동료들은 아무렇지 않았다. 이들은 완전히 회사에 일부가 된 마냥 그저 입만 열면 회사에 관한 이야기뿐이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커피를 마시면서도 늘 회사이야기만 한다! 물론 회사에서 회사이야기를 하지, 그럼 무슨 이야기를 하냐고 할 수 있다. 그래,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내가 이상한 거 같다. 아니, 나는 분명 이상하다! 이상하게도 나는 내 마음까지 회사에 내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로 택배가 왔다. 주문했던 책이 도착했다. 평소 독서를 잘 하진 않지만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었다. 바로 그 유명한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의 저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란 신간이다. 평소 손흥민 선수를 좋아했던 나였기에 손웅정 씨의 책 출간 소식을 듣고 미리 예약구매를 해놓았었다.
그렇게 퇴근 시간을 이용해 손웅정 씨의 책을 펴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분을 읽었을까? 어라? 손웅정 씨의 이야기가 평소 내가 궁금했던 질문에 답이 될 것만 같았다. 나는 이 답을 놓칠 새라 형광펜을 들어 책 몇몇 문구들에 표시를 했다.
“마음에 따르는 것이 아닌, 내 마음을 스스로 조종할 수 있도록 매일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마음이 흔들리는 대로 따르지 말고 내가 주도권을 쥐고 내 마음의 흐름을 조종해야 한다.”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고통스럽게 안고 회사에 나가던 나였다. 제발 이 마음이 그만 방황했으면 했다. 그런 나를 알아주기라도 한 듯 책의 저자는 이야기한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마음을 조종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독서'라고.
“온갖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평온한 마음을 위해, 그 방도를 찾기 위해 나는 책을 본다. 모든 걸 극복할 수 있는 건 책이다.”
“독서는 다른 나라, 다른 세대, 다른 환경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아, 바로 이거다! 내 마음이 흔들림 없이 평온하기 위한 방법. 그것은 바로 독서였다. 나는 그동안 회사로부터 내 마음이 잠식당할까 두렵고 무서웠다. 그런데 독서를 통해 내가 회사로부터 잠식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왜냐면 독서를 통해 회사 밖 다른 세계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얻은 지식과 지혜로 나는 회사로부터 내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독서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 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는 그렇게 독서를 통해 내 자신을 회사로부터 지키기로 결심했다. 그렇기 위해 먼저 독서시간을 확보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기로 했다. 마침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나 같이 백신 미접종자는 식당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간이 좋지 않기에 혹시 몰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었다.
팀장님은 우리 팀이 점심시간만큼 무조건 같이 보내야한다는 원칙을 고수하셨다. 그래서 점심시간에는 늘 팀원 전원을 데리고 식당으로 갔다. 그런데 이번 방역수칙 강화로 백신을 맞지 않은 나는 팀원들과 식사가 불가능했다. 즉 나만 따로 점심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이 기회를 통해 나는 독서시간을 확보하고자 했다. 나는 팀장님에게 나만 따로 도시락을 먹겠다고 이야기했다. 팀장님은 알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점심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확보했고, 책 읽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간 회사 점심시간만 이용했을 뿐인데 나는 많은 책들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회사에서 흔들리던 내 마음을 이제는 독서로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 나는 능숙하진 않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런데 솔직히 이 세상에 어느 누가 자기 마음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사람이 있을까? 책을 통해 확인해본 봐, 나는 없는 거로 판단했다. 그러니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 완벽을 꿈꾸지 않고, 그리고 조급하지도 않기로 했다.
그간 독서를 하며 나는 직장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지혜를 얻었다. 그런데 그 지혜는 마치 직장생활을 이겨내는 방법론이나 해결법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내가 느낀 지혜는 바로 직장생활이란 광야생활 가운데 만나는 오아시스 같은 ‘위로’였다. 그렇다. 나는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
그런데 내가 만난 위로라는 이름의 오아시스를 나만 독차지하기에는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분명 이 위로는 내게 과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 저자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내 양심에 따라 내가 독서를 통해 받은 위로를 글로 써 공유하고자 한다.
물론 공유 함에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기도 하다. 내게는 위로가 되었던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까봐 두렵기때문이다. 그러나 내의도는 알아줬음 한다. 나와 같이직장생활에 힘들어하고 있을 당신을 위로하고 싶어 글을 쓰는 거니까ㅠㅠ 그래서 혹시 내 말에 불편함을 느꼈다만 미리 사과한다. 부족한 사람인지라 말에 대해 서툴러서 그런 거니 부디 마음 넓은 당신이 이해해줬음 한다.
아무튼 나는 당신의 직장생활 가운데 늘 당신의 마음이 평온했음 한다. 직장에서 받는 월급도 중요하지만 직장에서 마음의 평온을 누리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의 저자인 손웅정 씨가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고자 한다. 내 말이 아니라 손웅정 씨의 말이다. 오해 없길 바란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사람,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사람이 많다. 게으른 사람은 떡집을 옆에 놓고도 굶어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