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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Feb 19.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70 험담없는 직장인

[직장인 책 추천]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하완


재력, 외모, 학벌, 스펙… 솔직히 나도 그런 기준들로 타인을 평가해왔음을 고백한다.


아주 오랫동안, 재력이나 외모로 사람의 우열을 가렸고 학벌이나 스펙으로 그 사람의 가치를 판단했다.


정면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고 한 사람을 쉽게 단정 짓고 무시했으며 그들의 노력과 재능을 폄하했다.


응? 적다 보니 이거 아주 쓰레기네? 나조차 남들의 측면을 보려 하지 않으면서 내 측면을 봐 달라 하고 있으니 이처럼 한심한 작자가 있나.


정면으로 평가받고 싶지 않다면 나부터 남들을 그것으로 평가하지 말아야 하지 않았을까.


그건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결국 타인을 향한 잣대는 돌고 돌아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므로, 그때 느낄 패배감은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하완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저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어? 벌써 퇴근한다고?”


한창 회사일로 바빠 퇴근도 못하고 있는데 눈치 없이 우리 팀 신입사원은 지금 칼퇴를 하겠다고 한다. 이야, 일이 얼마나 없으면 여섯 시 정각에 칼같이 퇴근을 하네? 그나저나 눈치는 없나? 지금 선배들 빤히 일하고 있는데 퇴근을 한다고?


항상 꼰대의 시각(?)으로 신입사원을 바라보던 나는, 틈만 나면 동료 직원들과 ‘요즘 신입들의 행태’란 주제로 험담을 자주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우리 팀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원들 중 누군가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들 눈치만 보며 선뜻 나서지 않았다. 그런데 이 상황을 지켜보던 신입사원이 한 마디를 했다.


“왜 이렇게 다들 복잡하게 생각하세요. 그냥 그 문제 제가 해결할게요.”


얼마 전 <90년생이 온다>에서 읽은 90년생들의 특징 중 하나인 ‘복잡함 말고 간단함을 선호한다는 특징’이 생각났다. 신입사원은 복잡한 걸 싫어하는 세대답게, 우리 팀의 복잡한 문제를 아주 간단하게 교통정리(?)를 해주었다. 그렇게 선뜻 나선 신입사원 덕분에 우리 팀 문제는 해결되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우리 팀 신입을 그저 눈치 없는 신입으로만 나쁘게 바라본 걸 반성했다. 사실 우리 팀 신입은 눈치가 없던 게 아니라, 그냥 주어진 일을 남들보다 빠르게 처리하고 나서 퇴근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단순히 선배들보다 퇴근을 빨리한단 이유로 눈치 없는 신입이라고 뒷담화를 하고 다닌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그렇게 나는 우리 팀 신입사원에게 다가가 그간 내가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했고, 사과의 뜻으로 밥을 사주었고, 밥을 먹었으니 커피도 마셨고, 그러다 결국 친해져 어쩌다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하완 작가의 저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에선 이런 이야기가 있다.



“재력, 외모, 학벌, 스펙… 솔직히 나도 그런 기준들로 타인을 평가해왔음을 고백한다.”


“아주 오랫동안, 재력이나 외모로 사람의 우열을 가렸고 학벌이나 스펙으로 그 사람의 가치를 판단했다.”



우연히 나는 어느 방송에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폄하하는 걸 보게 되었다. 방송 진행자는 시청자들 좀 웃기겠다고 아무런 잘못도 없는, 그저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만 가지고 놀리고 폄하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놀림을 당하니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런데 문득 떠오른 생각에 내 화는 누그러졌고 오히려 반성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놀림만 당해도 이렇게 화가 나는데, 그동안 나는 아무생각 없이 연예인들 이야기를 아무한테나 함부로 하고 다녔고, 이게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었겠구나…….’


그날 이후로 나는 연예인과 관련된 좋지 않은 이야기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게 되었다.



“정면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고 한 사람을 쉽게 단정 짓고 무시했으며 그들의 노력과 재능을 폄하했다.”


“응? 적다 보니 이거 아주 쓰레기네? 나조차 남들의 측면을 보려 하지 않으면서 내 측면을 봐 달라 하고 있으니 이처럼 한심한 작자가 있나.”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동료직원들의 험담을 아무렇지 않게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거 같다. 그런데 입장을 바꿔서 만약 내가 동료직원들에게 험담을 당한다고 생각하면 꽤 상처가 될 거 같다. 이렇게 입장만 바꿔 생각해도, 험담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 크나큰 상처가 될 수 있는 걸 알 수 있는데도 우리는 우리 입에서 험담을 너무나도 쉽게 내뱉는 거 같다.



“정면으로 평가받고 싶지 않다면 나부터 남들을 그것으로 평가하지 말아야 하지 않았을까.”


“그건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결국 타인을 향한 잣대는 돌고 돌아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므로, 그때 느낄 패배감은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혹시 당신도 직장생활 중 아무렇지 않게 주위 동료들을 험담하고 다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 험담을 멈추길 바란다. 물론 나도 당신이 억울한 상황인 걸 안다. 당신이 그 사람 때문에 오죽 억울했으면 그렇게 그 사람 욕을 하고 다녔을까?


럼에도 험담은 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면 험담하지 않는 건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뱉은 험담이 돌고 돌아 언젠가 나에게로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직장에서 험담은 그만하자.


나는 당신의 직장생활 가운데 어떠한 험담도 없길 바라겠다. 험담 없는 직장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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