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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Mar 02.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80 나답게할 직장인

[직장인 책 추천]  <나답게 살 용기> 기시미 이치로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물론 누구나 이 길을 가면 행복해지는 길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말입니다.


인생을 미룰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를 살아가야 합니다. 순간순간 소중하게 살아간다고 해서 늘 숨이 막힐 듯 긴장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살아가는 기쁨을 느끼려면 먼저 진지해져야 합니다. 그러나 진지한 것과 심각한 것은 다릅니다. 실수를 저질렀다고 해서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완전히 원상회복할 수 없더라도 가능한 한 노력하는 것이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행동이고, 또다시 실수하지 않도록 진지하게 노력하는 일입니다.


과거와 미래도 삶의 기쁨을 빼앗을 수 있습니다. 과거를 생각하고 후회할 시간이 있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기시미 이치로 <나답게 살 용기>




세평 씨가 고생 많이 했어요. 부장님. 세평 씨 이번에 승진할 수 있게 좀 도와주세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세평 씨 이번에 승진할 수 있도록 저도 한번 도와볼게요.”


두 상사가 지금 내 앞에서 나의 승진에 대해 의기투합(?)하고 있다. 참나. 남들이 들으면 마치 내가 회사에 엄청난 빽이 있는 거로 오해하겠다. 아무튼 뭐 두 상사가 내 승진을 밀어준다고 하니 분명 내가 기뻐해야할 소식인데, 정작 나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화가 났다.


이제 막 본사에 올라온 내게 상사들은 온갖 불합리하며 무리한 일들을 떠맡겼다. 그렇게 나는 그들이 요구하는 무리한 일들을 처리하다 스트레스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병원에 입원까지 할 정도로 본사에서의 직장생활은 고통과 고난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이대로 두 상사의 도움으로 내가 승진이라도 하게 되면, 나를 도와주었다는 핑계로 이번에는 또 나한테 무슨 일을 맡기려고 할지 심히 걱정되었다. 과연 다음에 나는 병원에 입원하는 선에서 끝나게 될까?


“세평아. 너 이번에 승진한다고 소문 다 났더라. 미리 축하한다!”


“세평이는 좋겠다. 지금 동기들 중에 승진도 제일 빠르잖아? 이제는 선배들도 역전하겠어!”


“세평이는 본사에 올라오더니 아주 승승장구인데?”


오랜만에 회사 동기들과 모여 밥을 먹는데, 다들 내 승진 소식을 듣고 축하하는 분위기다. 지금 내 속은 타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동기들은 그저 내가 승진이 빠르다는 걸 부러워하는 눈치다.


그렇게 심적으로 고민이 많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쓴 책들을 골라서 읽던 중에, <나답게 살 용기>란 책도 함께 읽게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물론 누구나 이 길을 가면 행복해지는 길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말입니다.”



나답게 살 용기라……. 책 제목도 마음에 들었는데, 책을 읽다 만난 이 문구도 마음에 들었다. 특히 ‘앞으로 내가 어떻게 행복하게 살지 결정하고,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는 문장이 꽤 도전으로 다가왔다.


그래. 회사에서는 다들 승진을 코앞에 둔 내가 부럽다고만 이야기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나는 행복하지 않다는 거다. 이렇게 승진을 대가로 또 회사에서 과중한 업무에 치이고 살고 싶지 않았다.



“인생을 미룰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를 살아가야 합니다. 순간순간 소중하게 살아간다고 해서 늘 숨이 막힐 듯 긴장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살아가는 기쁨을 느끼려면 먼저 진지해져야 합니다. 그러나 진지한 것과 심각한 것은 다릅니다. 실수를 저질렀다고 해서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직장생활을 할지 한번 진지하게 고민했다. 음……. 그러고 보니 마침 본사 밖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하나가 본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인사부서에 문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래도 승진에 욕심 있는 직원들은 승진기회가 많은 본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인사부서에 찾아가 본사 밖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이 본사로 올라오고 싶어 한다는데, 혹시 나하고 자리를 바꿀 수 없는지 물어봤다. 내 이야기를 듣고 인사부서 직원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한마디 했다.


“세평 씨. 이번에 본사에서 승진할 예정인데, 본사 밖으로 가겠다니요? 그럼 예정된 승진도 취소되는 거예요. 그리고 본사 밖으로 가면 승진기회도 많이 없어요. 굳이 그런 선택을 왜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런가요? 아무튼 제가 의지만 있다면 본사에서 나갈 수 있다는 거죠?”


“뭐, 두 분이 자리를 바꾸시겠다고 하면 검토는 해드릴 수 있는데…….”


나는 곧바로 본사에 오고 싶어 한다는 직원을 수소문해서 연락했다. 본사에서 일하고 있는 내가 자리를 내주겠다고 하니 상대 직원은 굉장히 좋아했다. 그렇게 나는 본사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그렇게 예정되었던 승진은 취소되었다.



“과거와 미래도 삶의 기쁨을 빼앗을 수 있습니다. 과거를 생각하고 후회할 시간이 있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안타깝게도 본사 밖에서의 직장생활도 순탄치만 않았다. 불미스러운 사고까지 겹쳐 또 다시 병원신세까지 졌다. 그래서인지 남들이 보기에는 내가 승진 기회도 날리고, 본사 밖으로 쫓겨난 직원으로만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본사 밖으로 나올 수 있어서 누릴 수 있는 것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독서를 많이 할 수 있었다. 매일 야근으로 시달리던 지난 본사생활에서는 꿈도 못 꿀 독서량을 나는 달성했다.


그리고 또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지난날의 선택을 내 스스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직접 결정했기 때문이다. 만약 남들의 부러운 시선 때문에 본사에 남았으면 분명 후회했을 거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주도적으로 결심하고 직장생활을 해냈다는 자신감은 그렇게 어떠한 후회도 내게 남기지 않았다.



“완전히 원상회복할 수 없더라도 가능한 한 노력하는 것이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행동이고, 또다시 실수하지 않도록 진지하게 노력하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나는 앞으로도 내가 결심하고 나아갈 수 있다는 그 자신감을 놓지 않을 것이다. 비록 나의 결심에 따랐음에도 내게 원치 않은 결과가 주어지더라도, 나는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교훈을 얻고, 또 같은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혹시 당신은 지금 지난날의 후회와 미련에 지금 당신의 기쁨을 빼앗기고만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제 지난날의 후회와 미련을 벗어버리자. 이제는 당신이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하여 앞으로 후회할 일들을 남기지 않으면 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내려놓자. 당신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심하고 선택했으면 그걸로 된 거다. 진지하고 노력했던 당신의 순간순간이 그 어떠한 결과보다 소중하고 아름답다. 그러니 오지도 않은 미래의 당신을 걱정하지 말고,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당신을 믿어보자.


직장생활, 쉽진 않겠지만 나답게 할 수 있다. 그런 '나답게 할 직장인' 당신을 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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