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장인 김세평 Mar 01.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79 나를사랑 직장인

[직장인 책 추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면> 나겨울


성인이 돼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너무 많다. 남들이 좋다는 대로, 내가 생각한 삶을 열심히 그리며 살아왔는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이유를 알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 하나하나에 의미를 붙이며 살아가라는 뜻이다. 의미를 붙이며 사랑하게 된 것만큼 자신을 사랑하면 된다.


보통 자신을 사랑하기 어렵고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자신에게 과하게 인색하다. 다른 사람이라면 칭찬해줬을 일인데 자신의 노력을 유독 저평가하면서 말이다.


사랑하는 일을 어려워하는 건 괜찮지만 인색해하지 말자. 자신에게 짜게 구는 사람은 사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생각을 조금만 전환하는 것으로도 자신감을 발견하고 붙잡을 수 있다.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던 것에서 계속해서 눈길을 주는 것이 바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방법이다.


나겨울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면>



‘도대체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하지?’


‘왜 나는 이렇게 나약하기만 할까?’


너무 답답한 나머지 나는 사무실을 나와 무작정 회사 앞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다. 산책로를 걷는 내내 나는 한숨을 쉬었다. 지금 회사에서 이것밖에 할 수 없는 내 자신에 나는 그저 실망할 뿐이었다.


새로 발령받은 근무지에서 나는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고, 선배로서 팀원들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한다. 심지어 클라이언트들과는 매일 싸우고만 있다. 이런 내 자신이 한심할 뿐이었다.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답답함에 머리를 긁적이고만 있는데, 팀장님이 지금 나를 찾으신다는 거다. 아, 혹시 팀장님도 나처럼 내게 화가 나셔서 나를 찾고 계시는 걸까? 에고. 나는 팀장님께 혼날 각오를 하며, 고개를 푹 숙인 채 팀장님 자리로 갔다.


…, 팀장님 혹시 저 찾으셨어요?


“아아. 세평 씨. 별 건 아니고요. 요즘 많이 힘들죠? 세평 씨 덕분에 그나마 우리 팀이 돌아가고 있는 거 같아요. 정말 고마워요.”


네?


어라? 팀장님의 꾸중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팀장님은 내가 잘해주고 있다며 나를 칭찬하시는 거였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칭찬을 듣고 나는 당황한 나머지 팀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도 드리지 못하고 그저 눈만 꿈뻑꿈뻑 거리며 내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내가 버텨주니까 팀이 그나마 돌아가고 있다고? 아니, 나 때문에 팀이 피해를 입고 있던 게 아니었던가?’


나는 팀장님이 내게 했던 말씀을 다시 곱씹어 보았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봤다. 정말 내가 지금 회사에서 잘못만하고 있는 걸까?


음……. 그러고 보니 내가 지금 일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 팀원들 일까지 도와주느라 내 업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그런 것도 있다. 그리고 이정도로 팀원들 일을 챙겨주고 있다는 건 나름 나대로 팀원들에게 헌신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리고 클라이언트들과 싸우는 건 우리 회사 일 특성상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내 성질머리가 더러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상대도 잘못을 했으니 나도 화를 냈던 게 아니겠는가?


이번 계기를 통해 나는 내가 내 자신에 대해 굉장히 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문제만 생기면 전부 내 탓인 것 마냥 생각하는 버릇도 있는 거 같았다.


이런 내 자신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연구도 할겸(?) 도서관에 가서 심리와 관련된 책들을 이것저것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읽게 된 책이 바로 나겨울 작가의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면>이었다.



“성인이 돼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너무 많다. 남들이 좋다는 대로, 내가 생각한 삶을 열심히 그리며 살아왔는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 만난 이 문구를 읽고 나는 내 자신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어라? 생각해보니 그동안 부모님이나 친구들, 혹은 선생님들로부터 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걸 듣지도, 배우지도 못했다. 그 누구도 내게 나를 사랑해야 한다고 알려준 사람이 없던 거다.


그렇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니, 그래서 그동안 나는 내 인생 가운데 발생한 문제의 원인들을 전부 나에게서만 찾고 있었던 거다. 때로는 내 자신을 변호도 하고, 지켜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거다.


나는 궁금했다. 어떻게 하면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거지? 그렇게 나는 계속 책을 읽어 내려갔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이유를 알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 하나하나에 의미를 붙이며 살아가라는 뜻이다. 의미를 붙이며 사랑하게 된 것만큼 자신을 사랑하면 된다.”



그런데 책의 저자는 자신의 책을 통해 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는 거다. 그렇기에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으려하지 말고 오히려 자신이 살아가는 데에 마주하는 일들에 의미를 붙이며 자신을 사랑하면 된다는 거였다.


음? 의미를 붙이면 된다고? 솔직히 나는 이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책 저자의 말로는 의미를 붙이며 사랑하게 된 것만큼 자신을 사랑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를 붙이라는 이야기지?


그러고 보니 예전에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쓴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에서 이런 내용을 읽은 적 있다.



“아들러는 우리가 어떤 경험(트라우마)을 겪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겪은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주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결정한다는 거다. 그래서 정리를 해보니, 비록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더라도, 오늘 겪은 일에 대해 내가 직접 자신을 사랑하거나 혹은 위로하는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보통 자신을 사랑하기 어렵고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자신에게 과하게 인색하다. 다른 사람이라면 칭찬해줬을 일인데 자신의 노력을 유독 저평가하면서 말이다.”


“사랑하는 일을 어려워하는 건 괜찮지만 인색해하지 말자. 자신에게 짜게 구는 사람은 사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내 자신에게 엄하지도,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나는 이 부분이 취약했다. 나는 남에게는 친절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면서, 정작 내 자신에게는 친절은커녕 인색하기만 했다.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정작 내 자신에게는 늘 비난과 채찍질뿐이었다.



“생각을 조금만 전환하는 것으로도 자신감을 발견하고 붙잡을 수 있다.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던 것에서 계속해서 눈길을 주는 것이 바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방법이다.”



이제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직장생활 가운데 내 자신이 어디가 아프진 않은지, 어디 상처입지는 않았는지 계속해서 눈길을 주기로 했다. 비록 어떤 기대치에 내 자신이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답답하며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응원해주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기로 했다.


그러한 결심이 있고 나서 나는 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내 자신을 굳이 남과 비교하지 않게 되었다. 습관적으로 남과 나를 비교하여 나를 깎아내리던 버릇이 있었는데, 그런 버릇이 정말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리고 지나치게 남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되었다. 물론 남에게 버릇없이 행동한다는 게 아니라,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게 되었다는 거다.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지 않게 되니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 자유로움(?)이 생겼다. 그 자유로움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이제는 매사에 자신감도 생겼다.


혹시 직장인 당신도 지금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을 그만두고, 지금 당신의 삶 가운데 마주하는 일들에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끔 의미를 부여해보자.


내 자신을 사랑하고 아낄 수 있는 것은 어떠한 방법들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닌, 오로지 내 결심과 도전에서 비롯될 수 있는 거다. 나는 직장인 당신이 당신의 직장생활 가운데 그러한 결심과 도전이 있길 응원하겠다.


바로 나를 사랑할 줄 아는, ‘나를 사랑’ 직장인 당신을 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78 내기준은 직장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