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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Mar 09.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87 용서하는 직장인

[직장인 책 추천]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앤디 앤드루스


우리는 어릴 때 어둠을 두려워해. 하지만 이제 어른이 되어서는 대낮의 밝은 빛을 더 두려워해.


우리는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디디는 것을 더 두려워해. 우리는 지금의 우리보다 더 큰 존재가 되기를 두려워해.


하지만 그러게 두려워하기만 한다면 우리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그 세계로 어떻게 사람들을 인도하겠어?


만약 자네가 용서의 힘으로 무장할 수 있다면 자네는 존경을 받고 어디서나 필요한 사람이 되고 또 부자가 될 걸세.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자네도 남에게서 용서를 받게 되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용서를 구하지 않아. 우리를 그토록 화나게 만든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줄 아나? 그들은 우리에게 잘못을 했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그들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


용서는 힘들게 노력해서 벌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네. 다시 말해 용서는 공짜로 나누어주는 선물이라는 거지. 내가 남을 용서해 주면 내 마음속에 있는 분노와 증오를 해소시켜 나의 영혼을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 있어.


이처럼 남에게 그저 베풀어준 용서는 또한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 되기도 하지.


자네의 아내는 자네에게 화를 내지 않아. 자네의 딸 또한 마찬가지지. 나를 포함하여 자네의 친구들도 자네에게 화를 내지 않아.


그러니 자네 또한 자네에게 화를 내지 말게. 자네 자신을 용서하게. 그리고 다시 시작하게.


앤디 앤드루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세평 씨,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셨어요. 그래서 지금 세평 씨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요.”


“아…… 선생님, 제 몸이 그렇게나 좋지 않은가요?”


작년 이맘때였다. 의사 선생은 내게 지금 내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회사를 쉴 수 있으면 쉬어보라고 권하셨고, 그렇게 나는 회사에 휴직서를 제출했다.


‘내가 회사를 쉬게 되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창피람?’


‘내가 회사 나가지 않는다고 주위에서 수군거리는 거 아니야?’


‘이런 나를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누구보다 열심을 다했던 직장생활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몸이 좋지 않다보니 예전처럼 직장생활을 열심히 할 수 없었다. 예전의 내 자신과 지금 내 모습이 비교되니 내 자신이 그저 창피하기만 했다.


그렇게 내 자신이 창피하다고 느껴지니 나는 사람들을 만나는 걸 피하게 되었고, 몇날 며칠을 집에서만 지냈다. 대인기피증이 얼마나 심했던지, 집 문 앞에 도착한 택배상자도 옆집 사람과 마주칠까 두려워 한참을 망설이다 간신히 문을 열어 택배상자를 가지고 올 정도였다.



“우리는 어릴 때 어둠을 두려워해. 하지만 이제 어른이 되어서는 대낮의 밝은 빛을 더 두려워해.”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집에서 앤디 앤드루스 저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를 읽고 있는데, 책 어느 대목에서 만난 문구들에 순간 나는 흠칫했다. 뭐지? 책 저자가 내 상황을 알기라도 하는 건가?


그래. 어릴 때는 어둠이 무서워 혼자 자는 게 참 무서웠는데 말이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나니까 오히려 대낮의 밝은 빛을 더 무서워하게 되었다! 사람이 무섭다보니 이제는 사람들이 활보하는 대낮이 내게는 두려움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디디는 것을 더 두려워해. 우리는 지금의 우리보다 더 큰 존재가 되기를 두려워해.”


“하지만 그러게 두려워하기만 한다면 우리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그 세계로 어떻게 사람들을 인도하겠어?”



책을 읽다가 만난 문구에 나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어떻게 해야 나는 다시 대낮을 무서워하지 않게 될까?'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대낮 가운데 활보하던 나의 일상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바깥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는 다시 한 발자국 집 밖으로 내딛을 수 있을까?'



“만약 자네가 용서의 힘으로 무장할 수 있다면 자네는 존경을 받고 어디서나 필요한 사람이 되고 또 부자가 될 걸세.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자네도 남에게서 용서를 받게 되네!”



결국 답은 하나였다. ‘그 직원’을 용서하는 것. 사실 내 몸이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그 직원과의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컸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기도 하다. 왜냐면 직장 상사도 아니고, 동료도 아닌 이제 막 들어온 신입사원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말이다. 하하하. 전국 최초로 신입사원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몸이 망가져 회사를 쉬게 되는 그런 케이스가 아니려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용서를 구하지 않아. 우리를 그토록 화나게 만든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줄 아나? 그들은 우리에게 잘못을 했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그들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



아무튼 그 신입사원은 내가 이렇게 고통 속에 헤매고 있는지 알지도 못할 거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겠지. 너 때문에 지금 나는 택배상자 하나도 제대로 챙겨오지 못할 정도로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정말 억울해 죽겠다!!



“용서는 힘들게 노력해서 벌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네. 다시 말해 용서는 공짜로 나누어주는 선물이라는 거지. 내가 남을 용서해 주면 내 마음속에 있는 분노와 증오를 해소시켜 나의 영혼을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 있어.”


“이처럼 남에게 그저 베풀어준 용서는 또한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 되기도 하지.”



그러나 이제는 지난날의 억울함을 내려놓으려 한다. 그리고 내 자신에게 큰맘 먹고 선물 하나 주려고 한다. 바로 ‘용서’라는 선물을! 그러니 이제는 그 직원을 나는 용서하겠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용서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예전처럼 다시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까!



“자네의 아내는 자네에게 화를 내지 않아. 자네의 딸 또한 마찬가지지. 나를 포함하여 자네의 친구들도 자네에게 화를 내지 않아.”



그리고 지금 나의 이런 상황을 가족과 친구들은 응원을 해주었으면 해줬지, 나를 창피해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내 스스로를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자. 살다보면 아플 수도 있지! 회사 좀 쉰다고 뭐 그게 창피할 일인가!!


그러고 보니 내 자신에게 참 못되게 군 거 같다. 내 자신과 화해 해야겠다. 세평아! 그간 많이 미안했다!! 이제 다시 예전처럼 대낮에 활보하며 떡볶이도 사먹고 커피도 한 잔 때리자. 오케이?



“그러니 자네 또한 자네에게 화를 내지 말게. 자네 자신을 용서하게. 그리고 다시 시작하게.”



혹시 직장인 당신도 직장생활 가운데 용서하지 못할 인간들(?)이 있진 않은가? 그렇다면 정말 고생이 많다. 그 망할 인간들 때문에 매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얼마나 힘든가?


그러나 이제는 그 인간들을 용서해주자. 그냥 용서해주고 당신 머릿속 밖으로 완전히 보내버리자. 그동안 당신은 24시간 내내 그 인간들 생각으로 얼마나 괴로웠는가? 그러니 이제는 당신을 위해서라도 그 인간들을 용서할 때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도전해봤으면 한다. 나는 그 인간(?)을 용서하니까 이젠 생각도 안 나고 마음도 홀가분하고, 또 내 자신과도 많이 가까워지게 되었다.


그러니 꼭 기억했으면 한다. 그 인간보다 내 자신이 소중한 거니, 내 자신을 위해서라도 용서라는 선물을 택하자는 것을.


나는 직장생활 가운데 당신이 ‘용서하는 직장인’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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