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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Mar 14.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92 뛰어가는 직장인

[직장인 책 추천]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이지성, 정회일


혹시 레드 퀸 효과라고 알고 계세요?


내려가고 있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위로 올라가려고 빨리 뛰어도 어지간히 빠르지 않으면 제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현상을 말하는 거죠.


자신의 속도가 움직이는 주변 환경과 같다면 같은 장소에 머무를 수밖에 없고 아무리 애를 써도 앞으로 나아갈 수 가 없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온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


만약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선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는 빨라야 한다.


이지성, 정회일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어둠을 저주하는 것보다 촛불을 밝히는 것이 더 낫다.’


투자의 귀재로 유명한 존 템플턴이 한 이야기다. 존 템플턴은 어두울수록 촛불은 더 밝은 법이니, 어둠을 저주하기보단 촛불을 밝힐 것을 강조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을 때 생각나는 한 장면이 있다. 어두컴컴한 사무실에 내 컴퓨터 모니터만 홀로 빛을 발하던 그런 장면이다. 본사에서 일하던 시절이었는데, 매월 야근을 100시간씩 꽉꽉 채우며 일하고 그랬었다.


본사에서의 직장생활은 늘 그랬다. 하는 일마다 족족 어려움이 닥쳤고, 오늘 하루 고비를 넘기면 다음날에 또 새로운 고비를 만났다. 정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일하는 도중 나는 한숨을 정말 셀 수 없이 많이 쉬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본사에서 닥친 어둠에 그냥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처참하게 잠식되고 싶지 않았다. 어둠과 제대로 맞서고 싶었다. 어떻게든 촛불 하나라도 밝혀 다가오는 어둠을 내쫓고 싶었다.


이지성, 정회일 저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혹시 레드 퀸 효과라고 알고 계세요?”


“내려가고 있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위로 올라가려고 빨리 뛰어도 어지간히 빠르지 않으면 제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현상을 말하는 거죠.”


“자신의 속도가 움직이는 주변 환경과 같다면 같은 장소에 머무를 수밖에 없고 아무리 애를 써도 앞으로 나아갈 수 가 없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본사라는 에스컬레이터 위에 서 있던 나는 그냥 가만히, 혹은 걷고만 있을 순 없었다.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선 뛰어야만 했다. 몸과 마음은 이미 한계라고 느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에스컬레이터는 계속 나를 밑으로만 밀어내고 있었기에.


그렇게 나는 본사라는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죽을힘을 다해 뛰며 1년을 버텼다. 1년 정도 버티니까 이제 내가 맡은 업무의 전반적인 흐름이 눈에 들어왔고, 나만의 노하우도 생겨 업무처리 속도가 이전보다 많이 빨라졌다. 일하던 중 문제가 발생해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어둠 속에서 그저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걷는다는 것도 결국 그 자리에서 머물기만 하는 제자리걸음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어둠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선 결국 뛰어야만 한다는 것을.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온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


“만약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선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는 빨라야 한다.”



어느덧 인사시즌이 찾아왔고, 나는 지난 2년간의 본사에서 벗어나 드디어 분사로 발령이 났다. 하하하. 드디어 본사에서 벗어났다! 그동안 본사에서 고생만 했으니, 분사에서는 나는 최대한 편하게 워라밸이나 챙기며 일하려 했다.


그렇게 분사로 온지 몇 달이 지났을까? 어느덧 주위를 둘러보는데 이상하게 어둠이 가득했다. 뭐지? 그래서 한번 발밑을 보았는데, 아뿔싸! 어느새 나는 또 분사라는 에스컬레이터 위에 서 있었다. 이럴 수가! 본사 밖이라고 방심했던 나는 그렇게 처참히 어둠에 잠식되어 버렸다.


정말 예상치 못한 어둠이었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내 앞에 ‘적’이란 녀석이 등장했다. 어둠 속에서 만난 ‘적’은 어찌나 위협적이었던지, 녀석은 그간 내가 직장에서 쌓아온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았다.


나는 나름 직장에서 주위 동료들을 그래도 잘 챙겨주기로 소문난 직원이었는데, 그 ‘적’과 만나고 나서는 그저 동료직원하고 툭하면 싸우기만 하는 아주 성격 나쁜 직원이 되어있었고, 나는 녀석이랑 1분 1초도 같이 있는 게 싫어 퇴근하기 급급했기에, 그간 회사에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한다는 내 이미지는 이제는 일하기 싫어하는 직원으로 완전 뒤바뀌어 있었다.


그런데 ‘적’과 만나고 나서 가장 큰 문제는 건강악화였다. 녀석과의 갈등으로 매일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나는 결국 몸에 탈이 났고, 결국 나는 몸 회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쉬어야만 했다.


‘나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 망할 녀석만 아니었어도 내 직장생활은 계속 탄탄대로였을 텐데!’


매일 나는 녀석에 대한 원망으로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지금도 내 발밑의 에스컬레이터는 계속 하강 중이었다. 아뿔싸! 이러다 더 짙은 어둠에 잠식될 수도 있겠다!


그래. 그저 ‘적’에 대한 원망으로 매일 괴로워해봤자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다시 나는 레드 퀸 효과를 기억해야만 했다. 본사에서 경험했던 것 처럼, 나는 하강하는 에스컬레이터와 역행하여 위를 향해 뛰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책을 폈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까지 나는 독서를 통해 제대로 뛰어보기로 했다. 그동안 바쁜 직장생활로 책 한 권 읽기 쉽지 않았는데, 회사를 쉬는 김에 그간 미루었던 책들을 모두 읽어보기로 했다.


특히 회사로 돌아가면 재회할 ‘적’에 대해 나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만 했다. 그렇게 책을 읽어가며 나는 다시 만날 녀석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민했다. 그런 고민이 있던 와중, 이지성 작가의 <지금부터 행복해지는 일>이란 책에서 읽었던, 서두에서 언급한 존 템플턴의 말이 생각났다.



“적은 당신의 이해와 사랑과 도움이 필요한 존재일 뿐이다. 당신의 적을 위해 기도하고 축복하는 습관을 가져라. 삶에 조화와 행복이 찾아들 것이다.”



아니? 그가 말한 어둠을 저주하는 것보다 촛불을 밝히라는 뜻은 사실 적을 저주하기보단 이해와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고, 적을 향해 기도하고 축복하는 습관을 가지라는 말이었다.


그래, 결국엔 그런 거였나? 하하하. 그렇게 나는 독서를 통해 나를 이렇게 만든 ‘적’이란 녀석을 이제는 용서하기로 했다. 녀석을 사랑까진 힘들지만 그래도 이해해주려고 한다.


그래서 난 돌아간 회사에서 다시 마주할 ‘적’이란 녀석을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는 지혜가 담긴 책들을 찾아 오늘도 어본다. 책들과 함께 나를 성장시켜 본다.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면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어렵다.”



혹시 직장인 당신도 당신의 직장생활 가운데 만난 ‘적’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정말 고생이 많다ㅠㅠ 물론 나는 당신에게 무조건 그 ‘적’을 용서하고 이해하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왜냐면 때론 적을 쳐부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당신은 지금의 힘든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거다. 한번 당신의 발밑을 보라. 지금 당신 발밑에 에스컬레이터가 하강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지금보다 더한 적들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일단 당신은 어서 위로 뛰어야 한다. 그냥 무조건 뛰는 거다. 어떻게든 발버둥 쳐야한다. 그래서 그 상황을 최선을 다해 극복해보자.


레드 퀸 효과를 잊지 말자. 그 어떤 ‘적’도 당신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힘껏 뛰어보자! 그렇게 나는 당신이 ‘뛰어가는 직장인’이 되길 응원하겠다!


특별히 독서와 함께 뛰는 직장인이 되길 응원하겠다!


자, 이제 당신의 달리기로 멋지게 당신의 적들을 따돌리!


그럼 오늘도 힘껏 뛰어보자!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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