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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노트27화] 미진이가 발견한 성장의 본질

습관과 시냅스

by 민이


No Pain, No Gain.

헉헉, 운동장을 30바퀴 돈 듯한 마음의 힘듦을 느낀 적이 있는가.

미진이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정말 우리는 고통을 겪어야만 성장할까?’ 하는 질문이 떠오르던 시기였다.


어릴 적 미진이는 선생님께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공부는 머리만 좋아서는 안 된다. 초등학교 때는 머리로 버텨도, 중·고등학교부터는 결국 노력 싸움이다.”


하지만 그 말은 어린 미진이에게 너무 추상적이었다.

‘얼마나, 어떻게 노력하라는 걸까?’

공부 습관을 제대로 가져본 적 없던 미진이에게 그 조언은 막연하기만 했다.

그저 ‘앉아서 오래 하는 게 노력인가?’ 하고 고민할 뿐이었다.


그런데 그녀 주변의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하고 외고로 진학한 한 친구는

“조금만 방심하면 뒤처진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다.

학교 가기 전 영어 단어 50개를 외우고,

집에 오면 자기주도 학습을 3시간씩 이어갔다.


결국 그들의 힘은 습관에서 나왔다.

기본 루틴이 잘 잡혀 있으니,

시험 기간에는 2~3주만 집중해도 성적이 안정적으로 나왔다.

시험이 끝나면 또 신나게 놀러 다니고.

단순하지만 강력한 시스템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진이도 마음속에서 ‘진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자극이 일었다.

평범한 학생이 공부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통로는 책이었다.

그녀는 뇌과학과 습관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 경험은 미진이가 처음으로 “사람이 책을 통해 정말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미진이의 뇌는 기존 회로와 새로운 정보를 연결하듯 움직였다.


“아, 인지 기능이 이렇게 작동하는구나.”

“내 경험과는 다르네.”

“습관이 이런 구조로 만들어지는 거였어.”


이런 작은 ‘인지적 충격’이 올 때마다,

미진이는 기존의 사고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냅스를 만드는 느낌을 받았다.


사고 경로가 바뀌고, 생각이 달라지고,

감정과 선택도 조용히 변화했다.

그 과정이 곧 그녀가 경험한 뇌의 성장이었다.


그래서 미진이는 깨달았다.

성장은 무조건적인 고통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실행하고, 작은 성공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물론 변화에는 불편함이 따랐다.

미진이는 이런 형태의 ‘성장통’을 마주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날 때의 어색함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의 불편함


관계가 깊어질 때 생기는 감정적 마찰


목표를 바꾸면서 찾아오는 혼란



하지만 이것들은 성장의 ‘원인’이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인간은 고통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올바른 행위를 통해 탁월해진다.”


미진이의 삶을 보면,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해진다.

그녀의 성장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니라,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계속 이어가고 싶은 ‘의미 있는 반복’에서 비롯되었다.


변화 초반의 불편함을 조금씩 ‘익숙함’으로 바꾸는 과정,

그리고 올바른 행위를 꾸준히 이어가는 습관.


이 두 가지가

미진이를 어제보다 더 나아진 사람으로 성장시켰다.


오늘도 미진이는

작은 사과나무 하나를 심듯

조금씩 내일의 자신에게 다가가고 있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는 걸,

중요한 건 꾸준히,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임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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