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노트12화] 개미와 인간, 그리고 선택의 힘

삶과선택

by 민이

어릴 적 개미굴을 유심히 바라본 적 있으신가요?

가느다란 다리로 땅에 떨어진 빵가루를 끙끙 옮기는 모습은 신기하기만 합니다. 저는 혹시 목이 마르지 않을까 싶어, 그 옆에 작은 물웅덩이를 파주기도 했습니다.


개미는 참 특별한 존재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왕개미, 일개미, 병정개미 등 각자의 역할이 이미 정해져 있지요. 그들은 배워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DNA와 본능이 이끌어 갑니다.


더 흥미로운 건 ‘노예사역개미(slave-making ants)’입니다. 다른 집단을 습격해 알과 번데기를 훔쳐오는데, 그렇게 태어난 개미들은 자신이 누구 소속인지 묻지 않고, 본능적으로 일을 합니다. 결국 노예처럼 살아가는 것이죠.


개미는 유전자에 의해 운명이 정해지지만, 인간은 다릅니다.

우리는 배움과 선택을 통해 스스로의 길을 정합니다. 부모가 의사라고 해서 아이가 저절로 의사가 되는 건 아니듯, 학습과 경험, 훈련을 통해 새로운 역할을 얻어갑니다. 인간의 뇌가 가진 ‘가소성(plasticity)’ 덕분에, 배운 만큼 능력은 확장되고 삶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인간의 삶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B + D = G

Birth + Death = Growth

탄생과 죽음 사이에 결국 남는 건 성장.


B + D = C

Birth + Death = Choice

삶을 결정짓는 건 결국 ‘선택’.


그리고 선택과 성장은 이어져 있습니다.

B + D = C → C = G

탄생과 죽음 사이에서 내리는 선택들이 쌓여 곧 성장이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좋은 선택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저는 그것을 ‘그린라이트 신호’라 부릅니다.


시간이 사라지는 듯 몰입되는 일,


힘들어도 묘한 기쁨이 따라오는 일,


마음이 안정되거나 설레게 하고, 뜻밖의 도움과 인연이 이어지는 길,


무엇보다 오래 버틸 수 있는 선택.


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질 때, 그 길은 분명히 나와 잘 맞는 길일 겁니다.


개미는 DNA가 길을 정해주지만, 인간은 선택이 길을 만듭니다.

오늘, 당신의 삶에서 그린라이트 신호는 어디서 깜빡이고 있나요?


#글쓰기 #에세이 #브런치작가 #기록 #감성글 #생각


이전 11화[관계노트11화] 오래남는 인연의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