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
너는 4차원이니? 왜 상식적인 걸 모르니?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할지 몰라도, 나는 안다.
요즘 인기 가수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있고, 유행하는 예능이나 최신 트렌드에 둔감한 사람도 있다. 사회적 이슈나 가벼운 트렌드는 머릿속에서 필터링되고, 대신 자신이 깊이 몰입한 분야에만 에너지를 쓰는 사람들. 그런 사람은 대개 ‘본질형’에 가까운 인지 패턴을 가진다.
인간의 뇌는 ‘집중(깊이)’과 ‘확산(넓이)’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 사고의 모드가 달라지는 것이다. 인지심리학 연구자 Marton과 Säljö는 이를 ‘심층형’과 ‘표면형’으로 나눴지만, 나는 좀 더 직관적인 표현으로 ‘본질형’과 ‘탐색형’이라 부른다.
본질형은 마치 깊은 바다를 탐사하는 잠수부다.
“왜?”라는 질문을 집요하게 던지고, 눈앞의 답보다 본질과 원리를 이해하려 한다. 길을 돌아가더라도 한 우물을 깊게 파서 맑은 물을 찾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통찰력이 깊고, 분석적 사고가 뛰어나다. 철학자, 연구자, 전략가, 작가 같은 직업이 이들과 잘 맞는다.
반면 탐색형은 넓은 바다 위를 자유롭게 항해하는 선장과 같다. 다양한 분야를 넓게 아는 잡학다식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융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유연하게 사고하며 창업, 마케팅, 예술, 기획, 네트워킹 분야에서 빛을 발한다. 하지만 깊이 파고드는 힘은 상대적으로 약해, 지식이 얕아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두 가지가 적절히 섞인 ‘혼합형’이다. 어느 정도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다루며 살아간다.
어릴 때부터 나는 세상에 질문이 많았다. “왜?”라는 말이 입버릇처럼 따라다녔다.
사실 이런 성향은 본질형 사고를 가진 사람들에게 흔하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세상의 원리를 알고 싶은 갈증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대충 넘어가는 것도 나는 멈춰 서서 이유를 찾았다. 그래서였을까, 내 인생은 곧은 직선이 아니었다. 여러 길을 돌아왔고, 때로는 멈춰 서서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사람들은 가끔 나를 보고 “특이하다”고 했지만, 그 말이 싫지 않았다. 나는 단지 세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니까.
지능에는 우열이 없다. 단지 강점이 다른 영역에 있을 뿐이다. 어떤 지능이 돋보이느냐는 환경과 경험, 그리고 몰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지능은 단일한 수치가 아니라 다양한 조합의 결과다.
결국 중요한 건 ‘나를 아는 것’이다. 자신의 인지 스타일을 알고, 그것을 메타인지로 바라볼 수 있다면 삶은 조금 더 편안해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길이 조금은 덜 외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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