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슬픔은 감정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결단

성경 낯설게 보기

by 산춘

또 백성과 및 그를 위하여 가슴을 치며 슬피 우는 여자의 큰 무리가 따라오는지라 예수께서 돌이켜 그들을 향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누가복음 23:27-28).


예수의 이 말씀은 감상주의에 대한 경고 아닐까? 비참하게 끌려가는 한 사내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을 그린다.


*새로운 시선: 예수는 지금 동정의 주도권을 거부하신다. 십자가를 지는 본인이 오히려 멀쩡히 서서 우는 자들을 걱정한다.


*통찰: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때로 내가 그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착각을 준다. 예수는 그 착각을 깨버리신다. 지금 울어야 할 대상은 내가 아니라, 곧 다가올 심판의 파도 앞에 무방비로 노출된 미래라는 것. 즉, 타인을 향한 감정적 소모보다 자기 성찰적 직면이 우선이라는 관점도.


즉,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는 예수의 말씀은 단순히 가문의 걱정이 아니라, 현재 슬픔에 매몰되어 다음 세대가 마주할 시대적 공기를 읽지 못하는 영적 무지에 대해 지적하신 것을 묵상.


*결국 십자가 사건은 과거의 박제된 사건이 아니라, 그 십자가를 거부한 세상이 만들어낼 거대한 모순과 고통이 자녀 세대에게 대물림될 것임을 예고함. 지금 흘리는 눈물이 그저 ’오늘의 감정 해소‘에 그친다면, 내일의 비극을 막을 수 없다. 슬픔은 감정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결단이어야 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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