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양말 여유분을 챙기는 별난 어른이다.
우산을 써도 운동화를 신어도 양말 끝이 젖는 것은 막아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반 아이들의 발을 살펴본다.
한 아이는 끝이 젖은 양말을 그대로 신고 있다.
한 아이는 꽤 많이 젖은 양말을 그대로 신고 있다.
한 아이는 양말을 신지 않고 있다.
한 아이는 짝짝이 양말을 신고 있다.
나도 학생 때는 그러했던 것 같다.
양말 끝이 젖어도 젖은 줄 몰랐다.
양말이 꽤 젖어도 친구들과 놀기 바빴다.
꽤 젖으면 그냥 벗어던지기도 했다.
가끔은 양말을 신지 않고 다니기도 했다.
그래도 짝짝이로 신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그랬을 수도 있다.
우산 없이도 밖을 뛰어다닐 수 있었던 어린 날이 있었다.
지금은 그 작은 어긋남도 이젠 허용하고 싶지 않은 그런 어른이 되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