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by 필자

아이들을 데리고 영화관 체험학습이 있던 어느날이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팝콘과 콜라를 샀고, 영화관 입장 대기줄을 섰다.

많은 인원을 책임져야 하는 인솔자 입장에서는 차례대로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인지 이런저런 사소한 것들이 눈에 거슬린다.


큰 소리 내는 아이

줄에서 빠져나온 아이

화장실을 가겠다는 아이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장난치는 아이

폰을 하느라 안내사항을 듣지 않는 아이


이런 아이들이 왜 그리 거슬리는지, 나는 계속 잔소리를 하게 된다.

그렇게 영화관 입장이 시작 되었고, 한 아이가 팝콘을 쏟았다.

계속 장난을 치며 나의 말을 듣지 않던 아이였다.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지금 입장해야 하는데, 이거 어떻게 할거니?"


짜증과 화가 잔뜩 담긴 말투로, 아이를 공격했다.

민망한 아이는 우왕좌왕했다.

'아까부터 내 말을 듣지 않더니, 이런 사고를 기어이 치는구나!' 싶었다.


"야, 그럴 수 있지. 이거 우리가 같이 치워줄게."


뒷줄에 서 있던 아이가 따뜻한 말을 건네며, 두세명의 아이들이 앉아서 팝콘을 치우기 시작했다.

부끄러웠다. 그 순간 너무 부끄러웠다.


그럴 수 있는 일이었다.

교사 말을 들었던, 듣지 않았던, 팝콘을 쏟는 그런 일 쯤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삐죽 튀어 나온 것을 용인할 힘이 내게도 생기길 바라며, 나도 같이 앉아서 쏟아진 팝콘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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