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늘 산책하면 안 돼요?"
아이들이 수업하기 싫은 날, 보통은 나도 하기 싫다.
아이들의 요청을 핑계 삼아 수업 대신 산책을 나간다.
교문 밖으로 나가 논두렁을 따라 걷다 보면, 강이 나온다.
햇살에 비치는 윤슬이 참 평화롭다.
누군가는 풀을 꺾으며 놀고
누군가는 물수제비를 하며 놀고
누군가는 물에 이미 흠뻑 젖었다.
그런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자면, 한 폭의 그림같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던가.
멀리서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예쁘다.
동시에 그들의 젊음과 생기에 부러움을 느낀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복도를 뛰어다니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 좋았다.
강당에서 배드민턴을 치며 땀을 뻘뻘 흘리는 게 좋았다.
점심 시간에 몰래 도망가서 짜장면 한 그릇 사먹는 게 좋았다.
그런 무용한 것들이 재미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무용한 것들로 하루를 채우며 살았던 적이 있었다.
성인이 된 아이들이 문득 이 시점을 돌아 봤을 때,
그들의 무용함 속에 내가 함께 존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나도 같이 물수제비를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