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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르, 노을, 행복한 설레임

우리가 자다르에서 보낸 시간을 잊을 수 있을까?

by 빨간모자 원성필

2017년 6월 29일, 영국의 신문 텔레그라프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실렸었다.





크로아티아의 가장 멋진 도시, 자다르를 방문해야 할 14가지 이유

14 reasons why you should visit Zadar, Croatia's coolest city


텔레그라프지의 14가지 이유가 아니라도

달마치아의 수도 자다르는 분명히 매혹적인 도시다.


가슴 두근거리는

첫 데이트 같은 이 도시의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설레게 하는 걸까?





도나투스 성당과 아나스타시아 성당의 종탑


아름다운 바다,

2000년 전 로마의 흔적과 중세의 건축물들

분위기 좋은 바에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 맥주

밤이 깊어도 끝날 줄 모르는 달마치아의 열정

환상적인 해수욕장

맛깔스런 음식들과 잘 어울리는 와인

...


이런 표현들로도 자다르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바다 오르간의 건반에 앉아 노을을 감상하기
석양
바다 오르간
태양의 인사

이 세 단어는 사람들에게 설렘을 선물하는 하는

산타클로스일지도 모른다.



크리소고노스 기마 심볼과 바다 오르간의 숨구멍
소리는 이곳에서 난다.


어딘가 미지의 세상으로의 여행을 계획할 때, 사진과 글, 동영상을 통해 현실에 상상을 동기화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동기화 과정은 미래의 여행지에 대한 기대치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우리는 한껏 부푼 기대를 배낭 안에 잔뜩 넣고 집을 나선다.

어떤 간접 정보로도 상상이 어려운 곳,

아이러니하게도 아주 작은 반도 도시 자다르일지도 모르겠다. 왜 그토록 작은 마을이 수많은 정보들의 조합으로도 진짜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일까?


태양의 인사


자다르에 가보지 않고

상상만으로는

지중해의 강렬한 태양이 만들어내는 노을과

부드러운 바람과 어우러지는 파도를

떠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영화 제작자 알프레드 히치콕은 이곳에서 영화 촬영을 하다가 노을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

이라는 한 마디를 던지고 잠시 활영을 멈추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아름다움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곳을 관찰해 온 영화 감독의 눈에, 필름에 모든 것을 담으려고 혼신의 노력을 하는 예술가의 눈에 이 마을의 석양이

most beautiful

이라고 보인다면 그 이상 어떤 설명이 더 필요할까?

태양의 인사가 시작되는 순간

2차 대전과 크로아티아 내전을 통해 많은 피해를 본 자다르는 도시의 많은 부분이 파괴되거나 사라졌다. 이러한 도시의 불행과는 상관없이 석양은 여전히 매력적이었을 것이고 바람과 파도는 셀 수 없이 긴 시간 동안 한결같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린 시절을 이 곳에서 보낸 건축가 바시치에게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산책로

자다르에서 멀지 않은 섬에서 태어난 니꼴라 바시치는 Nikola Bašić는 고등학교를 자다르에서 마치고 사라예보에서 건축과 도시학에 대해 공부했다고 한다.

도시와 건축의 조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준비하고 있었던 바시치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기회를 자다르에서 얻게 된다.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던 시와 의견을 같이 하면서 그는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두 가지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낮에 본 태양의 인사


2005년, 바다 오르간
2008년, 태양의 인사




이 놀라운 인공의 구조물들은
여전히 아름다운 노을을 통해

자연이 되고

마을이 되었다.


자다르와 니꼴라 바시치의 드라마틱한 성공은 폐허상태에서 패배감에 허덕이던 도시를 구해내게 된다.

파도는 <바다 오르간>의

매우 능숙하고 독창적인 연주자이자

자연의 통역사이다.


빛나는 해를 품은 <태양의 인사>는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예상할 수 없는 빛의 향연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리고

도시보다 더 오래되었을 <노을>은

내일도 여전히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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