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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수진 Sep 02. 2023

쓴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대학교 2학년생일 때,  미국교환학생으로 선발되었다. 그때 동아리 친구 하나가  말했다. "뭔가 대단해.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 된  거 같아." 정말 그런가.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힘입어 내 마음속에서도 어떤 기대가 차올랐던 것 같다. 미국에서 1년을 보내고 돌아오면 뭔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미국에서 나는 그저 외국인이자 대학에 다니는 평범한 학생일 뿐이었다. 고작 1년의 시간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여느 4학년 학생들처럼 교생실습을 나갔고 정신없이 바빴다.

  하루에 몇 시간을 매달려 글을 썼다. 딱딱해진 허리를 폼롤러에 문질러대며 과연 내 책이 나올 수 있을까 모르겠다 생각했다. 출판사에 글을 투고하고 나와 계약하고 싶다는 답장을 받았을 때 뛸 듯이 기뻤다. 나는 작가가 되었다. 내가 작가라니. 책을 쓰면 인생이 달라지고 가만히 숨만 쉬어도 인세가 통장에 꽂히니 책을 쓰라는 책이 한창 쏟아질 때였다. 그러나 쓴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그런데 쓴다. 쓰는 행위 자체로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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