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로 통하는 문은 모두 걸어 잠그고서 아궁이에는 불을 계속 피워 방 안에 홀로 갇힌 자신을 푹푹 쪄내는 일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다. 안으로만 끝도 없이 지칠 줄 모르고 굴을 파 들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좁던 통로가 대로변처럼 넓어지고 어두컴컴한 천장이 대낮처럼 환해지겠지만 그렇게 속으로 침참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 일을 소설가 박경리는 이루었다. 소설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자마자 바깥으로 난 문은 걸어 잠그고 은신하듯 지내면서 대하소설 토지를 완성했다. 토지의 집필기간은 무려 25년에 달한다.
나는 시인의 수업을 듣고 시인이 초대한 수업의 단톡방에다가 시를 쓰는 족족 올렸다. 얼른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제대로 고치지도 않고 보여주기 일쑤다. 작은 단톡방에서 작은 출판회를 가진다. 그 정도로도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