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 팝업스토어가 성공한 세 가지 이유

by 달래



SE-89c1971c-6c50-48a2-bad9-f0acc2a385a4.jpg?type=w1 르프리크!!


"누구나 그럴 듯한 계획이 있다"


4월의 어느날 점심, 나의 계획은 친구와 함께 성수동 르프리크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었다. 계획은 순조로웠다. 성수역 3번 출구에서 친구를 만나 르프리크로 향했다. 햇살을 받으며 길을 지나다보니 낯익은 곳이 보였다. 그 언젠가 소개팅을 했었던 성수다락이었다. 그리고 옆에는 조그마한 건물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목적지인 르프리크였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길래 '뭐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친구와 눈치를 보며 '갈 까 말 까' 잠시 고민한 후 일단 애초의 목적지로 향했다


그런데 아뿔싸! 르프리크에는 웨이팅이 있었다.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할 수 없이 이름을 적고 사람들이 모여있었던 '그 곳'으로 발걸음을 다시 돌렸다.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KakaoTalk_20200506_094634085.jpg?type=w1 시몬스 팝업스토어 전경


"계획에 없던 경험, 시몬스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경험"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는 성수동 카페거리에 위치한 자그마한 팝업스토어다

2020년 4월 1일에 문을 열었다

영업 시간은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이며 6월 28일까지 운영한다

그렇다면 안에 뭐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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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 내 사진



5평 남짓한 매우 작은 공간이고 4명이 들어가면 정말 꽉찬다 (한 번에 4명 밖에 안들여보내준다)

그 안에 엽서, 헬멧, 모자, 포스트잇 등의 문구류 등이 있다.

시몬스는 침대 브랜드 아닌가...?? 내가 알던 시몬스가 아닌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시몬스는 왜 이러한 팝업스토어를 오픈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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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 브랜드 로고 (좌)와 서울영상광고제 은상을 수상한 '침대 없는 광고'


"창립 150주년의 역사를 가진 브랜드, 시몬스"


놀랍지만 시몬스는 150년이나 된 브랜드이다. 미국 매트리스 제조 회사로 한국에는 1992년에 진출했다. 그리고 지금의 팝업스토어는 2030을 타겟으로 한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인다. 특이한 점은 시몬스의 대표 제품인 '침대가 없다'는 점이다. 이미 시몬스는 최근 '침대 없는 침대 광고'로 서울영상광고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광고에 이번에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체험'을 중심으로 한 팝업스토어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팝업스토어의 성과는 어떨까? 물건이 얼마나 팔렸고 사람들이 얼마나 방문했는지 정확한 데이터는 알 수 없지만 유의미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2020년 6월 초 기준, 인스타그램의 #시몬스하드웨어스토어 의 해시태그 숫자는 5000+ 개다. 실제로 올리지 않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이보다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팝업스토어를 찾고 시몬스 브랜드를 간접경험 했음을 알 수 있다



"시몬스 팝업스토어가 성공한 이유 세 가지"


1. 좁은 공간


팝업스토어 내부는 매우 좁다. 한 번에 4명만 들어갈 수 있다.

"한 번에 4명이면 너무 적은 사람 아닌가요? 회전율도 낮을 거 같은데..."

필자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달랐다.


2년 전 나는 2018년 학교 축제에서 음식을 팔아본 경험이 있다. 가장 손님이 많이 몰리는 때는 바로 수업과 수업 사이, 쉬는 시간이다. 많은 사람이 스쳐가는 순간의 이목을 사로잡아야 한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맛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줄세우기 또한 핵심 포인트였다. 사람은 궁금한 걸 못 참는다. 고객이 음식을 주문했을 때 비교적 손님이 없다면 천천히 준비했다. 그리고 어느덧 사람들이 줄을 서게된다. 수업이 끝나고 나오는 사람들은 줄을 선 우리 부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왜 저기 저렇게 줄이 서있지?' '뭘 파는 거야?' '한 번 가 보자' 라는 생각이 들 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줄을 섰다 수업 시간에 임박해 구매에 실패한 고객 중 일부는 다시 돌아오게 되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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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에 친구를 만나러 왔다. 길을 걷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있다.

밖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매장과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사람들, 그리고 줄까지 서 있다. 도대체 뭘까?


이 정도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끝이다. 이렇게 시간을 들여 입장한 팝업스토어에서는 하나라도 더 건지기 위해 사진을 찍고 경험을 한다. 어느 하나 허투루 보지 않고 시몬스 브랜드를 온전히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공간이 넓어야 더 많은 사람이 경험한다 라는 일반적인 상식을 좁은 공간이라는 역설을 통해 깨버린 것이다.



2. 위치


서울에는 힙한 장소가 계속해서 생기고 사라져간다. 현재 20대인 필자가 느끼는서울의 힙한 장소 3곳을 꼽는다면 을지로, 합정, 성수다.


- 을지로는 가장 최근에 힙해진 곳. 최근에는 코오롱FnC가 멀티 플래그십 스토어 을지다락을 오픈했다.

- 합정은 홍대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한 후 망원, 익선쪽과 함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종종 가는 편.

- 성수는 최근 뜨고 있는 곳. 예쁜 카페도 많고 주거지도 형성되고 있으며 근처의 서울숲과 연계해서 인기가 지속될 거 같다.


사설이 길었다. 그만큼 성수는 2030이 많이 방문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블루보틀을 필두로 한 힙한 카페들이 즐비해있고 서울숲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브런치, 맛집들이 정말로 많이 존재한다. 소개팅으로든, 친구들과의 약속이든 방문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성수'에 2030은 시간을 일부러 내 방문한다. 그런 곳에서 팝업스토어를 마주친다면 그냥 지나칠리가 없다. 시몬스 측은 "도심 속 공장 지대에서 문화예술의 명소로 자리잡은 성수동"이라고 했는데 사실 다른 후보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위치가 정말 좋았던 점. 부인할 수 없다. 포지셔닝도 실력이다.



3.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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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 인스타그램에 찍어 올릴 만한 뜻의 신조어


성수동 팝업스토어는 딱 그렇다. 매장 앞에서 찍어면 딱 예쁘게 나온다. 다양한 공구, 엽서 사진, 스페너 등 찍어서 올릴 만한 건덕지(?)들이 많다. 결국 이것들을 찍어 인스타에 올리기 최적이라는 것. 실제로 인스타그램에도 유의미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이만한 퍼포먼스를 만들기는 정말 쉽지 않다. 밀레니얼 세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타겟팅한 기획에 찬사를 보낸다.



* 1% 아쉬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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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를 방문하면 일정한 기간만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톡을 준다.

음... 친구랑 한 두 번 사용하다 더 이상 쓰지 않는다. 뭔가 아쉬운 이모티콘......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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