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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꿈 넘어 꿈

-고도원 「나무생각」

by 바람


예전 직장에서 아침마다 편지를 받았다.

좋은 글귀들을 한편씩 골라 자신의 느낌과 음악까지 함께 보내 준 고도원의 아침편지 메일.

출력해서 산수에게도 읽으라고 권해주곤 했다.

그 작가가 쓴 이 책은 자고 있는 내 마음 속 꿈을 깨우고 더 멀리까지 생각의 폭을 넓히게 해 주었다.


‘꿈’

이제 슬슬 지겨워지기까지 하는 단어.

아이들에게 이걸 물어보면 무조건 어떤 ‘직업’을 말한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조금씩 내가 인생에서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떠오른다.

늘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보물섬처럼,

있는 줄 알면서도 찾지 않거나 끌어올리지 못하는

뭔가가 내 안에 있었다.

이제 인양작업을 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도 나의 바람과 비슷한 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실행력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의 꿈과 성취를 보고 싶어 책을 다 읽고 ‘깊은 산속 옹달샘’이라는 유토피아를 검색했다.

아이들, 어른들, 아픈 사람들을 위한 힐링 공간들이 펼쳐져 있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역시 손에 닿지 않는 곳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모두 마감이다. 그리고 비싸다. 마감된 게 다행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도 고민 중일 거다.

비싼 돈이라도 내고 아이들 방학캠프도 보내고 나도 가고 싶은데 당장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니.. 이렇게 비싸게 할 수밖에 없는 경영상의 사정이 있겠지만 결국 이 사람도, 이 사람이 꿈꾸는 세상도 ‘돈’이 없으면 안 되는 건가 라는 괜한 배신감(?)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나의 꿈이 더 확실해졌다.

돈 없는 사람, 힘없는 사람, 마음 아픈 사람, 몸 아픈 사람, 이 세상의 약자들에게 힐링이 되는 공간과 방법을 찾는 것. 그 길을 나도 웃으며 가는 것.

몇 십 년이 걸릴지 모르고 오늘이 지나면 내 발등 불을 끄느라 금세 포기해 버릴지도 모르는 뜬구름 같은 생각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져보는 나만의 큰 꿈이다.


한강변의 박태기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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