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아르카나, 시선(詩禪)

by 흐르는 물

소드 3

– 찢김의 자리에서 피어나는 자비


상처는 단절이 아니라 문이다.

세 개의 칼이 심장을 관통한다 해도

그 아픔은 내 안을 갈라버리기 위함이 아니다.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어

숨겨진 울음을 밖으로 흘려내기 위함이다.


고통은 벌이 아니라 길이다.

울음이 터져 나올 때,

그 눈물은 나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눈물은 오래 쌓인 먼지를 씻어내고,

딱딱해진 마음을 부드럽게 적셔준다.

칼끝의 고통이 흘린 빗물 위에서

새싹은 자란다.


단절 속에서 드러나는 연결.

칼에 베어 아프다 느낄 수 있는 것은

아직 내 마음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상처를 통해 나는 알게 된다.

내가 혼자가 아님을,

내 마음이 여전히 누군가와 닿아 있음을.


비에 젖은 마음이 맑아진다.

소드 3의 비는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그 비는 끝내

내 마음의 허공을 씻어낸다.

비 갠 뒤의 공기는

더 깊고 더 투명하다.


깨달음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와 함께 숨 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칼은 내 심장을 가르지만,

그 자리에 나는 피하지 않고 앉는다.

아픔을 온전히 허락하는 순간,

그 고통은 더 이상 나를 찌르지 않는다.

그저 하나의 구름,

지나가는 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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