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아르카나, 시선 (詩禪)

by 흐르는 물

소드 6 – 건너감의 길


나는 조용히 강을 건넌다.
뒤에는 익숙한 땅,
앞에는 알 수 없는 곳.
노는 천천히 물살을 가르고,
물 위에 내 마음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떠난다는 것은 늘 두렵다.
그러나 머물러도 나는 온전히 안전하지 못했다.
머무름 속의 고통과,
떠남 속의 두려움이
나를 이 자리로 이끌었다.

강은 말없이 흐른다.
물결은 묻지 않는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그저 흐름 속에서 스스로 답을 찾을 뿐이다.

소드 6은 속삭인다.
“떠남은 상실이 아니라 치유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것은
이미 너의 일부가 되어
함께 건너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노를 쥔 손을 놓지 않는다.
그러나 더 이상 조급하지도 않다.
강은 알아서 나를 데려가고,
나는 다만 그 위에 앉아 있을 뿐이다.

떠남은 도착을 위한 길이 아니라,
흐름 자체의 이름이었다.

나는 건너가며 치유된다.
나는 흘러가며 새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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