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아르카나 시선(詩禪)

by 흐르는 물

소드 2번

ㅡ분리되지 않은 길


고요히 앉아 두 눈을 감는다.

세상은 여전히 소리로 가득하나,

그 소리에 끌려가지 않으려

나는 마음을 가만히 가린다.


두 갈래 길이 앞에 놓여 있다.

왼쪽은 왼쪽으로,

오른쪽은 오른쪽으로,

끝내 서로 만날 수 없을 듯하지만

바람은 그 모두를 스쳐 지나간다.


칼날은 둘로 나뉘어 있으나

하늘은 나뉘지 않는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나는 다만 이 자리에서 숨을 고른다.


멈춘 듯 보이지만

멈춤 속에서도 길은 흐른다.

가야 한다는 마음도,

가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도

한때의 파도일 뿐.


달빛은 강 위에 고르게 비치고

강물은 스스로 길을 찾아 흐른다.

나는 칼날 위를 걷는 이가 아니라,

칼끝에 머무는 빛을 본다.


눈을 가려도
바람의 흐름은 들린다.
눈앞을 보지 않아도
내 안의 길은 이미 열린다.


선택은 따로 존재하지 않고,

갈림길은 본래 길이 아니다.

남아 있는 것은 오직

고요히 흐르는 한 줄기 길뿐이다.





※ 검은 ㅡ생각, 관념, 신념, 결단, 지식, 지혜, 이성적 사유와 관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