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음식이 질릴 즈음...
사실 여행에는 늘 음식이 걱정이다.
아이가 먹을 만한 것이 충분할지, 잘 적응해 줄지 걱정하며 멸치볶음과 김을 잔뜩 챙겼다.
출국 전 여러 번 사진을 보여주며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있었다.
"자, 여기 음식들 중에 먹을 수 있을 것 같은걸 골라보자~~ 먹을 수 있는 게 많이 있어야 우리가 여행을 잘할 수 있어!"
그럴 때면 제법 이것저것 스스로 골랐다.
한국에선 안 먹겠다고만 하던 메뉴들도 고르는 걸 보니 혹시나 여행을 못 가게 될 까 봐 걱정이 되었던 것 같다.
그 마음이 귀엽기도 하고, 그 덕분에 또 조금 더 지경을 넓힐 수 있게 되겠구나 싶긴 했다.
베트남 음식점에 갈 때면 이것저것 주문해서 한 입씩은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베트남 여행을 앞둔 아이는 늘 말했다.
"음~ 나 먹을 수 있겠어~ 맛있는데?!"
그렇게 연습과 다짐을 해 온 덕인지 아침저녁 만나게 되는 베트남 음식을 제법 잘 먹었다.
정말 스스로 골랐던 메뉴들을 보란 듯이 먹어 보이기도 하고
베트남식 볶음 국수와 볶음밥은 자장 같다며 제법 잘 먹어주었다.
그렇게 3일째, 고개를 절레절레,
"맛이 없는 게 아니라, 오늘은 안 먹을래~"
똑똑하게 말해주니 고마울 뿐이다.
피자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친구가 추천해 준 맛집 리스트 중 피자집을 골랐다.
2. Pizza 4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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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체인점으로 여러 개의 지점이 있는데 그중 2군에 있는 이 지점이 인테리어도 특이하고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예약 없이 간 평일 저녁, 20분 정도 기다려 달라고 한다.
대기 공간도 예쁘고 소소한 볼거리들이 있었다.
베트남의 7월은 우기였고, 짤막한 비가 자주 내린다. 그래서인지 풀들이 매일 자란다고 한다. 정말 매일 눈으로 보일 만큼 자라 있다고 한다. 무성한 풀과 나무, 튼튼해 보이는 나무들이 이곳저곳에 있다.
그런 자연을 예쁘게 정돈해두고 인테리어 해 둔 공간은 그만으로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 나무는 무슨 나무 일지, 이 풀들은 키가 얼마나 큰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20분인지 모를 20분이 지났다.
순서에 따라 입장,
1층은 이미 꽉 차 있었다. 자갈로 된 바닥에 나무가 심겨 있는 것도 신기했고, 넓게 열린 천장과 중간중간 허브를 심어 인테리어를 만들었다.
우리가 안내받은 2층은 보다 더 허브 친화적인^^ 인테리어였다.
바질 화분들이 바로 옆에 가득해서 피자 먹다 똑똑 떼서 얹어 먹어도 될 것만 같았다.
이곳 피자는 얇은 화덕피자이고, 파스타와 애피타이저, 디저트 등과 함께 구성되어 있었다.
건더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는 주로 마르게리타나 치즈피자를 주문한다.
하프엔하프가 가능해 마르게리타를 반 주문하고 신기해 보이는 연어 피자를 반 주문했다.
곰곰이 보다가 먹어보고 싶다고 고른 해산물 크로켓을 주문했고, 크림 파스타도 하나 주문했다.
혹시 몰라 물은 보틀로 주문, 파인애플 주스까지.
피자는 훌륭했다.
파스타는 별로였고.
애피타이저 해산물 크로켓도 맛있었다. 오이스터가 들어있어 아이는 내용물은 싫어했지만, 튀김 부분은 잘 먹었다.
오랜만에 아는 맛, 좋아하는 메뉴여서 그랬는지 신이 나게 잔뜩 먹고 배를 두드리며 기뻐했다.
남은 피자와 파스타는 예쁘게 포장을 해 주어 들고 나왔다.
밤에는 그랩이 잘 잡힌다!
오늘도 참 좋았다고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며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