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놀이터
백 번의 검색을 이기는 건, 확실한 현지인의 단 한 번의 추천이다.
호치민 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도 너무너무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볼거리 먹거리에 대한 검색은 완전 제로.
앞선 글에서도 나눈 바 있지만, 겨우 정신 차리고 신청한 비자도 간당간당해서 사람을 쫄깃하게 만들었었다.
그렇게 맨몸으로^^ 호치민에 도착한 우리에게 오아시스가 되어준 건 호치민에 사는 오랜 친구였다.
6살 아들과 둘이 있는 시간들을 찰떡같이 이해하고는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음식점 리스트를 쭉쭉 보내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슬렁슬렁 산책을 하다가 배가 고파지면, 택시를 잡아타고 친구가 알려준 음식점을 향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베트남에 사는 친구'가 되어줄 순 없지만, 글로나마 살짝 그런 친구 대행을 할 수 있을까.
1. Snap Cafe
https://g.page/thesnapcafe?share
2군에 위치한 카페로 모래놀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둔 카페이다.
즐겁지만 더울 수 있고, 지저분해 지거나 물에 젖을 수 있으니 여벌 옷을 준비해 가라는 친구의 팁대로 옷 한 벌 가방에 쑥 넣고 출발했다.
입구부터 예쁘고, 작은 샵들이 자리하고 있어 고개가 이리저리 돌아가기 바빴다.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직원이 두 곳 중 어디에 왔느냐 묻는다. 두 곳이 있는 줄도 몰랐던 나는 무조건 "스냅 카페"라고 말했고~ 안내에 따라 쑥 들어갔다.
오우!
생각보다 넓은 모래놀이 공간이 있었다. 미끄럼틀과 놀이터 시설, 충분한 모래, 수돗가까지 있어서 아이들 놀기 정말 좋았다.
단, 그늘은 아니어서 몹시 더울 수 있다.
모래 놀이터에서 맨발로 뛰어나온 아이들이 카페 내 아이스크림 파는 곳으로 자꾸 달려가는 이유인듯하다.
snap cafe
넓은 모래 놀이터가 있는 터라 대부분 아이와 함께 오는 엄마 손님 들이다.
메뉴판도 3~4가지를 주는데, 피자 파스타, 햄버거, 타이 음식, 음료 등 메뉴도 참 다양하다.
키즈 메뉴도 다양해서 좋았다.
정말 키즈답게 조금씩 주고 가격도 저렴해서 여러 가지 시킬 수 있어 좋았다.
우리 아이는 단번에 3개의 메뉴를 골랐다. 팬케이크, 파스타, 미니 버거 그리고 망고바나나 스무디.
가격이 저렴하니 부담 없이 시켜줄 수 있어 좋다.
정말, 이케아 작은 그릇에 파스타가 조금 담겨 나온다. 팬케이크는 4장 정도. 불만은 없다. 딱 좋은 양이라고 생각한다.
미니 버거와 감자튀김도 귀엽게 나온다.
망고 바나나 스무디는 내 기준으로는 너무 뻑뻑해서 힘세게 빨아야 겨우겨우 빨대를 타고 올라온다.
먹기 힘들어서 인지 다 남겼다.
나는 시원한 그러나 달지 않은 아이스티를 원해서 얼그레이 아이스티를 시켰고, 옆 테이블에서 맛있어 보이길래 팟타이를 함께 주문했다.
뭔가 실수가 있었겠지,,,
팟 사이즈 아이스티가 등장했고, 팟타이는 맛있었다.
만족스럽게 식사하고 잠깐의 분위기를 즐긴 뒤 일어섰다.
사실 우리 아이는 모래 놀이터에 발도 딛지 않았다^^ 왜 놀기 싫으냐 했더니 너무 덥다고 한다.
덥고 발에 모래가 묻고 찝찝하고 귀찮을 것 같은데, 그걸 이길 만큼 모래놀이가 재미있게 생각되진 않았을 것 같다.
혼자라서 그랬다 생각된다. 친구가 있었다면 집에 안 간다고 했을 수 있을 텐데.
혼자 뛰어놀기엔 너무 더운 게 사실이었다.
시원한 아이스티를 나누어 마시며, 엄마와 사진 찍기 놀이를 좀 하고는 집에 가자고 한다.
낮에는 좀처럼 그랩이 잘 잡히지 않는다. 4인승, 7인승 번갈아가며 시도해도 30분이 넘도록 잡히지 않는다.
snap cafe는 큰 길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기도 쉽지 않다.
그렇게 꾀나 길게 서성이며 택시 잡기를 시도하고 있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경비 아저씨가 이리 오라고 손짓한다.
베트남 말로 뭐라고 하시는데,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우리에겐 보디랭귀지가 있었지!
아저씨는 나의 큰 가방을 가리키며 채 가는 시늉을 하셨다.
오토바이가 채 갈 수 있으니 안쪽으로 들어와서 택시를 부르라는 것이었다.
그랩을 잡고 있는 화면을 보시더니 지금 잘 안 잡힐 수 있다며 들어가 있으라고 하고는 팔을 걷어붙여 주신다.
이게 웬 예상치 못한 감동 포인트 인지.
소매치기당하지 않게 걱정해 준 아저씨에게 심쿵하며,
그로부터도 20분쯤 지나서야 잡힌 택시를 겨우 타고 호텔로 컴백했다.
카페 입구에 작은 숍들은 빵, 옷, 가방이나 잔 등 소품과 아이 옷, 장난감 가게, 미술용품 가게, 이불가게 등이 있었고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발견해 득템 한 대형 스티로폼 스틱을 들고 신나게 돌아왔다.
다음 목적지는 분명해진 듯하다.
수영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