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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 손상에 대한 쉬운 이야기

나도 글을 써보렵니다. 

오래전부터 이뤄보고픈 꿈이 있었습니다. 바로 작가가 되는 꿈입니다. 


어찌 보면 그 꿈은 부분적으로 성취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부분적이지만 제 이름으로 쓰인 공동저자의 책이 몇 권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 꿈을 이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책들은 모두 전공서적이라 일반인들이 읽을 일은 없을뿐더러 정보의 전달 주된 역할이라 제 생각이 오롯이 묻어난 책은 아니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또한 제가 자발적으로 쓴 책이라 볼 수 없어 그런 것 같습니다. 


작가가 되지 못해도 만족합니다. 

제 생각을 글로 남긴다는 것은 이미 제게 큰 만족을 주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많은 독서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유한 나의 글이 어딘가에 남는다는 것은 참으로 성취감을 주는 행위이기에 그러합니다. 


어찌 됐든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제까지 충분히도 미뤄왔습니다. 더 이상 미루다간 적당한 핑곗거리도 없어 스스로 꿈을 포기하는 것만 같을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적당한 핑곗거리도 없어진 지금 꿈의 성취를 미적거리는 자신을 보며 '내가 가진 꿈이 정녕 내 꿈은 맞는 건가?'라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괴감과 직면하며 새로운 핑곗거리를 찾아 나서는 내 모습도  새해엔 떨쳐버리고 싶습니다. 


결국엔 용기 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에서 내 꿈을 만들어가는 행동을 실천에 옮길 용기. 

필요한 용기의 면목을 살펴보니 다음과 같네요. 


내가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공식적으로) 

1. 그동안 바빴다. 

2. 퀄리티 높은 글을 쓰고 싶었다(핵심 원인)

3. 일단 지금은 아니고 적당한 때가 있을 거야. 


내 맘을 곰곰이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반론을 할 수 있었습니다. 

1. 그동안 바빴다. 

 - 정말 그렇게 바빴나? 

 - 바쁠 때 없는 사람은 어디 있는가? (한참 바쁠 시기를 기준점으로 두고 생각했던 거 아냐?)

 - 바쁠 때도 있었지만, 놀 거 다 놀고 하지 않았던가? 

 - 뒹굴거림은 내 취미잖아!

2. 퀄리티 높은 글을 쓰고 싶었다(핵심 원인)

 - 대체 그 퀄리티는 언제 완성될까?  PC를 살 때 가장 높은 사양은 내일 나온다고. 

 -  몇 년 뭉그적거렸으면 충분하지 않아?

3. 일단 지금은 아니고 적당한 때가 있을 거야.  

 - 일단 지금 쓰고 보자. 한 줄이라도. 그리곤 발행하기.  



그래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1. 일단 글을 쓰자. 

 - 작가의 꿈은 글이 좋으면 부차적으로 따라올 수도 있는 것이니 그것에 연연하지 말고 일단은 하나의 글이라도 제대로 써보자. 

2. 내 글에 대한 기대를 낮추자. 

 - 무엇보다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머릿속으로만 멋진 책을 쓰고, 멋진 영화를 만들고, 멋진 무언가를 하는 꿈은 정작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니, 남루한 것이라도 머릿속에서 손가락 끝으로 추출해내자. 그리고 비록 내 맘에 썩 내키지 않아도 꼭 안아주자. 


부모님이 날 낳았을 때도 낳고서 꼭 그분들 맘에 드셨을까? 그냥 낳고 나서 정들어 이뻐해 준 거지. 그러니 글이 좀 부족해도 이쁘게 봐주자. 그러면 좀 낫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글을 읽는 분이 "내가 써도 이거보다 낫겠다"라는 생각으로 또 글을 쓸 수 있게 격려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글은 가치를 지니지 않을까? 

가만히 살펴보니 글을 쓰지 못했던 진정한 이유는 부족한 글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은 작가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것이더군요. 그래서 용기 내어 그 걱정에 마주 서볼까 합니다. 작가와 같은 걱정을 한다는 것은 작가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할 테지요. 


여하튼 이 모든 것은 하나의 글쓰기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니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쾌지나 칭칭 나네'처럼 계속 같은 말의 도돌이표네요. 그만큼 글쓰기 하고픈가 봅니다. 그래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어떤 글을 쓸 것인지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긴 글은 저도 딱 질색이거든요. 조금 부족해도 그런 날 포용하며 글을 써볼까 합니다. 새해 첫날이라 꼭 이런 다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새해엔 이런 시작이 더욱 탄력을 받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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