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자였던 내가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을 외치게 된 이유
순간의 행복에만 집중하며 살다 보면, 미래의 내가 불행해진다.
그렇게 행복에 대한 나의 정의가 또 한 번 바뀌었다.
행복 같은 건 없어! ->
어라, 있네? 그럼 최대한 순간을 즐기며 살아야지~ ->
앗. 이러다 X 되겠다. 미래를 위한 현재의 적절한 희생은 필요한 거구나.
행복에 대한 좀 더 장기적인 관점을 갖게 된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쾌락주의적 행복에서 쾌락과 자기실현적 행복과의 밸런스를 찾는 쪽으로 넘어갔다고 할까.
미라클모닝을 시작했고, 사업을 하다 회사에 취업했다 때려치우고 최종적으로 프리랜서가 되었다.
그 4년 사이 어느새 친구들이 하나같이 '열심히 사는 친구'로 기억하는 사람 중 하나가 됐다.
그러면서도 매년 크고 작게 여행을 다니고, 작년에는 치앙마이에서, 재작년에는 발리에서, 꾸준히 몇 달 살기를 하고 있다.
수업도 안정화됐고, 성취감도 많이 올랐다.
"나는 다시는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나는 어제보다 오늘 더 건강하고 행복해."
이렇게 말할 정도로 요즘의 생활이 참 마음에 든다.
그러나 내 안에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문득문득,
'나 지금 잘 살고 있나...?'
'이게 정말 행복이 맞나...?'
하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다.
치앙마이를 다녀온 후에는 이러한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분명 전보단 나아진 것 같은데, 열심히 살면서 틈틈이 일상의 행복도 놓치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 왜 계속 뭔가 비어있는 느낌이 드는 걸까...?
열대의 태양 아래, 힐링의 도시에서 나는 계속해서 고민하고 생각했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본 두 개의 영상이 내게 정답을 던져 주었다.
하나는 슈카월드의 영상이고,
https://www.youtube.com/watch?v=vFRbuRWkVTM
다른 하나는 뇌과학자 장동선의 영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XxCoUpPMHQc
슈카월드 영상은 한 마디로, 다른 OECD 국가들 중 거의 유일하게 한국인들만 가족을 행복의 1순위로 놓지 않는다는 거였다.
또한 여러 통계 자료를 통해 한국인들만 아주 독특하게 경제적, 물질적 성공을 행복의 우선순위로 놓고 있고, 어쩌면 OECD 중 행복 지수가 최하위인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고.
치앙마이에서 이 영상을 보면서 약간 충격을 받았다.
나 역시 행복에 대해 그렇게 많은 고민을 하며, 정작 가족. 특히 결혼을 통해 이루는 내 가족이 행복에 중요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행복하지만 다소 쓸쓸했던 70일간의 치앙마이 생활을 통해 마침내 깨달았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행복에 가족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두 번째로 접한 정 박사의 영상은, 행복의 삼원이론에 대한 거였다.
자율성, 유능성, 연결성(관계성)이 충족될 때 사람은 행복을 느낀다는 거였다.
그제야 마침내 깨달았다.
나는 지난 4년 간 꾸준히 노력하여 자율성과 유능성의 원을 채워왔다.
그런데 어느새 프리랜서, 그것도 혼자 집에서 벽 보고 글을 쓰는 작가가 된 이후 관계성의 원이 터무니없이 작아져 있었다.
돈을 벌고, 집을 사고, 여행을 다녀도 어쩐지 채워지지 않던 그 구멍.
그 구멍은 관계성의 원에 커다랗고 시커멓게 뚫려있었다.
내가 간과해 왔던 인간관계 역시, '노오력'해야 얻을 수 있는 행복이었던 것이다.
행복 같은 건 없어! ->
어라, 있네? 그럼 최대한 순간을 즐기며 살아야지~ ->
앗. 이러다 X 되겠다. 미래를 위한 현재의 적절한 희생은 필요한 거구나. ->
열심히 일해서 나름 이루었는데도 약간 허전하고 쓸쓸하네? ->
유능성, 자율성과 함께 관계성도 챙겨야겠구나.
그리하여 올해부터는 초라하게 찌그러진 관계성 영역을 좀 통통하게 키워볼 생각이다.
2024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쓰는 만다라트를 평소보다 아주 고심하여 채웠다.
작년의 경험을 미루어, 목표를 세운 후 매일 노력하면 어느 정도 이루어진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23년 만다라트에서는 9순위에 놓았던 '인간관계' 부분을 무려 4순위로 올렸다.
그걸 위한 루틴으로는 한 달에 적어도 3번. 그러니까 매주 토요일마다 밖으로 나가 사람을 만나기로 정했다.
워커홀릭이자 극심한 내향형인 나로서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던 결심이었다.
물론 매일매일의 일상에서 셋 모두를 완벽하게 충족하는 건 신이 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도 비틀비틀, 우당탕탕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면 언젠간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조금씩 더 통통해진 삼 원이 겹치는 저 교집합 어딘가에, 내 행복이 놓여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