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1)

-행복이란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인생의 목표를 행복으로 바꾼 이유

by wowbow


소제목처럼, 예전의 나는 행복이란 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24살 이전까지 나는 행복은 허상이며 그러므로 그를 좇는 것은 무지개 끝에 보물이 있다고 믿고 달려가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이라고 아주 굳게 믿고 있었다.

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오직 불행뿐이라고 말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매우 단순했다.

불행은 내가 그 실체를 명확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떨어졌을 때, 몸이 아플 때, 사람에게 상처받았을 때, 그 순간순간마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고통이나 우울, 절망과는 또 다른 감정을 느꼈다.

그것의 이름은 불행이었다.





반면 행복은 달랐다.

어떤 한순간, '바로 여기 지금' 내가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이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돌이켜 보면 '그때 참 좋았지...' 하는 기억들은 내게도 있었다. (혹시나 말하는데, 학대받았다거나 그런 어린 시절을 살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히 말하면 과거에 대한 평가이자 라벨링에 불과한 작업이 아닌가.

그때 그 순간 "아,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해!" 했던 순간이 있었나? 아무리 고민해 봐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결론을 내렸다.

이 세상에 불행은 있으나 행복은 없다.

행복은 그저 사람들이 불행이란 게 있으니 당연히 그 반대의 개념인인 행복도 있겠지, 하고 나이브하게 상상해 낸 무엇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드래건이나 유니콘처럼, 되게 있을 법하고 그 비슷한 무언가 (즐거움, 기쁨)는 있지만 대상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그러다 24살에, 나는 친구들과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한 달간의 동남아 여행이었다.

세 명의 친구들끼리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참 잘도 여행을 다녔다.

그러다 여행 막바지에 이르러 갔던 태국의 피피 섬.

당시만 해도 수영을 못하고 물을 무서워했던 나는 같이 갔던 친구들의 설득(이라기 보단 거의 강제에 가까운 협박)에 넘어가 결국 빨간색 구명조끼를 입고 풍덩, 넘실대는 푸른 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눈앞에 등장한 바닷속 세상.






내가 배 위에서 바라보았던 것은 그저 파도였다. 혹은 바다의 겉표면이었을 뿐.

진짜 바다가 내가 무서워하던 그 파도의 장벽 아래에 있었다.

열대의 태양 빛을 받아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는 바닷속.

주변에 바글거리며 모여드는 각양각색의 물고기와 해양 생물들 (선장님이 던진 빵 조각 때문이었다.)




그 안에 구명조끼에 매달려 둥실둥실 떠있으며, 나는 생애 처음으로.



내가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고 실감했다.


그 이후로 내 인생이 바뀌었다.

인생의 목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때 이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금까지도,

내 인생의 목표는 오로지 단 한 가지.

행복이다.



그러니까, 돈이나 명예, 작가로서의 성공, 가족. 이런 것들은 전부 부차적인 요소일 뿐, 내가 진정으로 목표하는 것은 오직 행복일 뿐이라는 뜻이다.



결심이 필요한 순간이나, 계약서에 사인할 때, 올해의 목표를 정하고 만다라트를 작성할 때에도 내 가장 코어에 있는 질문은 그것이다.



'이것이 나의 행복을 위한 길인가?'



그렇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고 대학원을 가고, 방학 때마다 장기 여행을 가며 살았다.

당시에 유행하던 욜로~욜로~ you only live one time! 을 외치며.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하루하루의 행복에만 충실하며 살다 보니 20대 후반.

하필 내가 대학원을 졸업하는 그때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가 터졌다.

박사 유학을 가려던 계획은 어그러지고, 대기업들은 신입 공채를 취소하고, 취업 길은 꽉 막혔다.



...나,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지?



더는 행복하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는 순간의 나도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눈물겨운 1년 간의 방황기가 시작되었다.



(2편에 계속...)





keyword
작가의 이전글치앙마이에서 70일 살고 깨달은 것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