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도, 서운함도 없는 관계
학창 시절 친밀함의 거리는 절대적이다.
친구 생일이면 과자 한 봉지라도 챙기는 수고가 당연하고
달마다 있는 별별 기념일에
사탕, 초콜릿, 빼빼로 등 빈손은 번거로움이 되고
혹여나 내가 베푼 만큼 돌아오지 못하는 날이면
서운함을 감출 필요 없이 입술 삐쭉이는 동등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한때 웃음 쪼개는 추억일 뿐
어른이라 칭해지면서
주변 지인의 사사로운 일상을 참견하는 일이
직장동료 생일 아는 척하는 수고가
자신 생일을 챙겨 받는 번거로움이
베풂과 받는 것에 동등할 수 없는 현실이
타인으로부터 옹졸한 사람으로 만들기 쉽다.
그렇기에 어른이 될수록 점점
돈 쓰고, 마음 쓰지 않아도 되는
안 주고, 안 받는, 부담도 서운함도 필요 없는
무심한 경계선을 지키는 관계가
사소한 오해와 별거 아닌 서운함으로 깨지지 않는 관계가
서로 간의 안전을 지키는 관계가
하루하루 더 좋아질 나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