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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콩밭에 Nov 09. 2023

(독서)베테랑의 몸

기록노동자 희정

열심히 하면 되니까요. 열심히 하는 걸 못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하다 보면 알게 되요. 이 토록 성실하게 한 방향으로 곧게 달려온 삶. 내가 내 식구만 먹고살려고, 내 돈만 벌려고 해서 그랬나. 후회가 되는 거예요. 


1만 시간. 그 시간을 채우는 데 저항을 더(덜) 받는 정체성과 사회적 지위가 있었다. 


불은 뜨겁고, 쇠붙이는 딱딱하고, 물은 미끄럽고, 칼은 날카롭다. 상처 나고 삐끗한다. 증기 빠져나가는 소리가 귀를 때리고(난청), 급히 먹는 밥은 탈이 나게 만들고(위장병), 급식실에서 사용하는 가스는 폐 질환을 유발한다. 67쪽.


명징한 답. 수모와 존엄 사이에서 단련되고 쌓여가는 숙련의 질감을 더듬었다. 73쪽. 


나는 세신사의 일 자리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좀체 알 수 없었다. 고용, 임대, 용역, 위탁...목욕탕 한 칸 세신대 놓는 공간의 자릿세를 내니 임대라 해야 할까. 목욕탕 주인과 맺은 용역 계약이라 불러야 할까. 목욕탕 업무 일부를 나눠 갖는 일이니 위탁이라 해야 할까. 239쪽. 


냉장고와 싱크대 찬장 속에 어떤 식품이 있는지 파악해야 하고,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몇 장 남았는지를 기억해두어야 하며, 화장실 청소는 언제 했는지 떠올려야 한다. 살림이 기획과 관리의 영역이며 단순히 손에 익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기술과 실력을 쌓아 올려 능숙해지는 일임을 말하고 있다. 72쪽. 


수어는 보이는 언어. 수어시라는 장르가 있다. 동작으로 운율을 만든다. 수어라는 말의 '불가능성'밖에 보지 못하는 우리의 인식 체계까 수어의 '가능성'을 잠재워온 것이다. 


언어를 찾는 일, 내 몸에 겹겹이 쌓여 있던 행동 양식과 가치 판단을 하나하나 풀어 나를 가두던 틀을 바라보는 일.


배우는어떤 역할이든 받아들일 수 있게 백지 상태로 몸을 '깨끗'


오히려 '수화노래'가 만연. '농인의 내러티브가 담긴 농문화의 정수, 수어시'


*퇴역 경주마 '사료용 도축'...보호법은 지난달 폐기. 


*영국 대관식 수어 통역 영상


*꾸덕하다. 


*연극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여성비하 창작물은 왜 끊임없이 만들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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