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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우뚝 May 11. 2024

나의 해외유학 준비기(5)-IHEID

제네바국제대학원 (Geneva Graduate Instiute )

하버드케네디스쿨이 제네바국제대학원(이하 IHEID*)과 개발-행정학 복수학위 제도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케네디스쿨 홈페이지를 기웃거리다 알게 되었다.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과 관련해 유럽과 미국의 시각을 모두 들여다볼 수 있고, 또 제각각의 교육방식을 경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LSE, 시앙스포, 컬럼비아 등 다른 대학이 제공하는 듀얼 디그리 프로그램과 달리 하버드의 듀얼디그리는 각각의 학교/과정에 합격해야만 했다. 그 사실을 알고 잠깐 멈칫했지만, 이대로 물러날 순 없지...

* 불어로 Institut de hautes international and du développement이다 보니 약칭은 IHEID(아셰아이데)이다.


하버드케네디스쿨의 원서마감이 12.1.이었는데 다행히 IHEID는 1.15. 까지인가 그랬다. (3.1. 까지 지원서를 받아주긴 하지만 1.15. 이 넘어가면 100프랑이던 원서비가 200프랑으로 뛴다.) 하버드 원서를 내자마자 IHEID 원서 준비에 돌입!!


HKS-IHEID Dual Degree 과정 설명 (from HKS 홈페이지)


하버드케네디스쿨의 IHEID dual degree 설명

IHEID의 HKS dual degree 설명



HKS와의 Dual Degree를 희망한다면 오직 MINT 프로그램만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MINT = Master in International and Development Studies!!!!!


MINT는 7개 세부전공으로 나뉘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Conflict, Peace and Security

Environment and Sustainability

Gender, Race and Diversity

Human Rights and Humanitarianism

Mobilities, Migrations and Boundaries

Sustainable Trade and Finance

Global Health


다른 학교들은 보통 세부전공 희망 정도만 선택하고 입학하고 나서 결정을 하는데 여긴 지원할 때부터 세부전공을 정해야 한다. 학교 측에서 지원자의 희망, 이력, 성적 등을 보고 세부전공을 배정하여 합격발표를 내며, 만약 특정 전공에 정원이 넘친다면 학교에서 타 전공으로 임의 배정한다고 한다 ㅎㄷㄷㄷ. 나는 평소 이주 문제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Mobilities, Migrations and Boundaires를 택하기로 했다. 고로 SOP도 Migration에 조금 더 포커스를 두고 적어야 했다.


IHEID는 HKS처럼 질문이 많지 않고 굵직하게 하나만 물어본다. Motivation!! (800 words) 맞춤형 질문들에 답하는 것보다 어쩌면 좀 더 어려울 수도 있겠다. 나의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보여줘야 하니까... 그래도 너무 많은 에세이를 요구하는 곳(하버드), 너무 호흡이 긴 글을 요구하는 곳(LSE), 너무 짧은 에세이를 요구하는 곳(시카고)의 자소서를 쓰다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IHEID가 요구하는 800 단어 모티베이션 레터가 딱 적정 수준이란 생각이 든다. 너무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깔끔하게 핵심역량을 보여줄 수도 있고 필요시 스토리를 가미할 수도 있달까.


Motivation Letter는 A4 사이즈 12포인트로 1장 반 정도 썼다. 국내 이주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스토리), 이주노동자의 나라에 가서 개발 사업을 하며 느낀 점을 적으며 자연스럽게 이주 문제 공부를 희망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IHEID에는 Global Migration Center가 있는데, 여기 교수님들을 거론하며 이분들께 어떤 부분을 배우고 싶다고도 어필했다. 이어서, IHEID에서 배운 것들을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어떻게 이어나갈지, 그리고 졸업 후에는 어떻게 활용해 나갈지 등을 적었다. 끝으로, 수미상관스럽게 첫 번째 문단에 소개한 스토리를 언급하며 글의 안정감과 퀄리티 향상(정말?)을 도모했고, 포부로 마무리했다. 돌아보면 10개가 넘는 학교에 제출한 에세이들 중 젤 맘에 드는 에세이 Top3 안에 든다. (그래도 오글거려 다시 읽어보진 못하겠다.)


Motivation Letter가 마무리되었다면 8할은 마무리된 것이다. 이제 남은 2할을 살펴보자. 먼저 대학 성적표 및 졸업증명서, 영어성적, CV 등 보편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들을 첨부해야 한다. 이미 다 받아놔서 쌉 가능~ 앗! 근데 여긴 특이하게 여긴 아카데믹 추천서 2부 이상을 요구한다. 나는 추천인으로 논문지도 교수님 1분과 직장상사 2-3분을 섭외해 두었는데... 부랴부랴 교수님 한 분을 더 섭외했다. (또 이런 학교로는 시앙스포가 있다... 그리고 LSE도 뭔가 아카데믹 추천서를 더 좋아하는 듯) 대학원 마지막 학기 때 재미나게 들은 미국정치 과목을 가르친 행정대학원 교수님께 부탁을 드렸더랬다. 아.. 유럽 학교라 그런가? 추천서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으로 제출해도 무방하다ㅋㅋ


요정도 하면 끄-읕!! 오후에 육휴 중인 회사동기네 집에 가기로 한 약속을 앞둔 상황에서 스타벅스에서 미친 듯이 Motivation Letter를 읽고 또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이 없어지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정할 것도 더 이상 없었다. 그래서 그냥 클릭!!!!! 제출!!!!!!!! 그렇게 나는 두 번째 학교 지원을 마쳤다.


이렇게 급 마무리하기 어색하니 좀만 더 주절주절 해보겠다. IHEID는 UN 7대 사무총장 코피아난이 졸업한 학교다. IHEID 홈페이지에서 난 엄청 재미난 걸 발견했는데.. 바로 대단한 동문 Kofi Anan에 대한 일종의 소개글이었다.


From 1961-1962, Kofi Annan was a student at the Geneva Graduate Institute. In his letter of motivation to the Institute, Kofi Annan wrote: “I have chosen to come to Geneva for two definite reasons. Firstly, Geneva is an international city and could serve as a laboratory where I could observe international politics in play. Secondly, my admission to the Institute would enable me to learn and polish my poor French”.


대단한 코피아난도 자소서에 불어를 더 잘하기 위해서 지원했다고 쓰다니... (요즘은 이런 거 적으면 바로 나가뤼 아닌가..?) 코피아난 자소서 내용을 보고 그래도 좀 마음이 놓였다ㅎㅎㅎㅎㅎ


IHEID + HKS Dual degree를 한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열심히 써치도 해보았다. 신상을 공개할 순 없지만.. 대충 이런 커리어의 분들이 계셨다.

엘살바도르 외교관 → 공부 → UN대표부 대사로 발령

미국 일반 기업 변호사 → 공부 → 앰네스티 인터내셔널로 이직

중국 상무부 공무원 → 공부 → 제네바 소재 UN기구로 이직

에콰도르 외교관 → 공부 → 제네바 소재 UN기구로 이직


이 분들의 이야기는 IHEID 유튜브 등에 잘 소개되어 있다. 나도 언젠가 저분들처럼 훌륭한 커리어테크를 탈 수 있을까? 이렇게 질문으로 브런치를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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