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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a Jan 02. 2020

2020년 1월 2일 일기

나의 2019년

2020년 1월 2일


벌써 2020년도의 두 번째 날이다.

정신없이 지나간 1월 1일을 보내고 1월 2일에

생각해보는 나의 2019년.

붙잡고 싶은 시간이 정말 많은 2019년이었지만

늘 그렇듯 시간은 흘러갔다.

돌이켜 2019년을 생각해보면,

정말 행복했고 슬펐고 행복했던 2019년이다.

그리고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한해이다.






눈물 날정도로 행복했던 2019년 2월.

호주에 있는 동안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동생들이 놀러 왔다.

외로웠던 호주에서 동생들이 함께 있는 동안 너무 행복해서 행복하다는 말을 입 밖으로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어릴 때처럼 바다에서 놀기도 하고, 호주에서 내가 정말 가족들이랑 가고 싶었던 곳들을 가기도 하면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이 아닌 내가 동생들에게

그렇게 해줄 수 있는 사실에 너무 기뻤고 뿌듯했다.

동생들이 돌아가는 날에는 얼마나 울었는지.

이별을 처음 하는 사람처럼 헤어짐이 슬펐고 눈물이

정말 많이 났다.

물론 내가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에도 정말 슬펐다. 돌아가는 내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2019년에는 인생 희로애락을 느꼈던 해이다.







가장 큰 변화는 내가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단순히 호주에서 한국으로 내 몸 하나가 옮겨진 게 아니라 나의 생활 모든 게 변했다.

더 이상 외국인들에게 둘러싸인 동네에서 눈을 뜨고 생활하지 않고 온전히 내 방에서 눈을 뜨게 되었다.

만나는 사람이 거의 없던 호주와는 달리 나의 가족, 친구들을 수시로 만날 수 있고 더 이상 몸이 힘든

노동을 하지 않고 백조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처음 호주에서 한국으로 왔을 때는 아침에 눈 뜰 때마다 내가 그토록 오고 싶었던 한국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때로는 부정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다시 호주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런 생각을 깊게 할 틈 없이 나는 3주 동안 유럽여행을 떠났다.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힘들 때도 있었지만 너무 뿌듯했다.

20살 막연하게 생각했던 혼자 유럽여행.

겁 많던 내가 혼자 유럽 여행을 한다는 자체가

그저 이루고 싶은 수많은 버킷리스트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혼자 멀고 낯선 유럽 땅에 도착해서

공항에서부터 숙소를 찾아가고 또 혼자 여행하고

그 나라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나라를 이동하고 길을 찾고 혼자 숙소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호주 가기 전 나에게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더 거슬러 보면 숙소를 예약하고 유럽 기차표, 버스표를 예약한다는 것 자체가  '그걸 혼자 어떻게 해?' 라며 의문을 들게 하는 일들이었다.

하지만 호주에 있으면서 혼자 하는 것들에 익숙해졌고,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호주에 가기 전만큼 영어는 낯선 언어가 아니게 되었고 예약하는데 힘이 들진 않았다.

호주 가기 전 혼자 캐나다 여행 갔을 땐, 외국인들에게 길 물어보는 것도, 버스 아저씨에게 목적지에 가냐고 물어보는 것도,

음식점에서 주문을 하는 것은

일단 외국인이라는 자체가 겁부터 나게 했다.

사방이 외국인이 호주에서 살았기에 외국인이 더이상 낯설고 무섭게 느껴지진 않았다.

유럽 여행하는 내내 모르는 길은 물어보고, 내가

먹고 싶은 건 주문하고 궁금한 것들은 물어보며 여행할 수 있었다.

덕분에 큰 사고 없이 여행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여행하는 동안 문득문득 혼자서 멀고 낯선 유럽을 여행하는 내가 기특하고 뿌듯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남들에겐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내가 계속 살았다면 혼자 유럽여행을 할 수 있었을까?

2019년에 도는 외부적 환경도 많이 변했지만,

내부적으로 나 스스로도 너무 많이 변한 한 해였다.






한국에서 보고 싶었던 사람들,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면서 바쁘게 11월 달을 보냈고 12월엔 배우고 싶었던 포토샵, 일러스트를 배우면서 보냈다.

다시 한국에서의 취업 걱정에 가끔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느새 한국에 완전히는 아니지만 열심히 적응하며 살아간 2019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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