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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May 28. 2023

Humming Letter to You #1

찰랑거리던 마음들이,

지나간 모든 순간들이 꿈같네요. 마치 없던 일 같죠. 연연하지 않게 되어요. 


인생은 스크린으로 보는 한 편의 드라마로 거듭나고, 드라마는 나의 내면에 새로이 자리하게 됩니다.



돌고, 돌고, 돌아 서간체로 나는 당신의 깊은 명상과 같은 마음씨를 엿보고 음미하려 합니다.


흔하지 않은 깊은 잠과 활력으로부터 우러나온 집중을 매개로 

깊이, 깊이, 깊이 세상을 다시금 경험합니다.



잘 계셨죠? 


흔하디 흔한 한 마디도 전체 속에서 고개를 쑥 내밀면 무안하지 않은 새롬이 되어요.


바라봅니다. 버려져 있는 부품처럼 널브러져 있는 나의 예전의 관념들을.

세척해냅니다. 그나마 쓰임새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보도록.

당신은, 얼버무림조차 사랑의 버무림과 같은 당신은, 


변해버린 마음에도 동정하지 않고 그저 보아줍니다. 





사실은 비어 있습니다. 


눈 감았다 뜨면 수면 위로 찰랑거리던 마음들이


이제는 먼 곳들에 편안히 기화되어 있습니다. 



안 된다는 걸 알고도

그것들을 한데 모아 담아 둘걸, 하고 아쉬움을 내쉬는 건


나의 눈썹과 옷깃을 바람처럼 스치어 간 나날들이 

너무도 아름답고 빛나서이겠지요.



오늘은 당신의 뺨을 어루만지며 잠에 안기고 싶습니다. 

엄지발끝을 당신이라는 이불 속에 말아넣으며


초여름 슬슬 얇아져도 좋은, 다소 두꺼운 당신을 느끼며

사랑스러운 더위를 땀이 차도록 만끽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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