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폭발한 내적친밀감과 의미부여에 관하여
아침에 막내를 등원시키고 돌아오는 길, 멀리 바닥에 붙어있는 몽실한 뭉치가 보였다.
단이는 유연성을 자랑하며 몸을 핥고 있었다.
"단이야~ 안녕? 잘 있었어?"
반가운 마음에 쪼그리고 앉으며 인사를 했다.
단이가 갑자기 몸을 벌러덩 뒤집더니 내 손을 잡았다.
귀여운 털뭉치는 발톱을 전혀 세울 생각이 없어 보였다. 괜찮다는 표시 같았다.
그때, 녀석이 쓰다듬는 내 손을 가져가 깨물었다.
조금 아픈 느낌이 있긴 했지만 크진 않았고 손을 바로 핥아주었다. 놀자는 뜻인가 싶었다.
"아유 예뻐라~"
오늘은 웬일로 귀찮아하지 않고 손길을 허락해 주네?
그런데 또 내 손을 잡더니 깨물었다.
"아야"
이번엔 좀 더 아팠다.
단이는 야옹거리기만 할 뿐 아무런 표정이 없다.
손에는 빨간 자국이 보였다.
'싫었다는 건가? 괜히 귀찮게 건드렸나?'
서둘러 인사를 하고 걸음을 돌렸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문득 내 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프잖아.'
나는 이 순간에도 싫어하는 고양이의 마음을 읽지 못했던 것인가 싶은 눈치 없음에 대한 책망,
편히 쉬고 있는데 괜히 귀찮게 굴었나 하는 무례함 혹은 무지함에 대한 반성과 약간의 민망함.
그리고 화살을 돌려서
'나는 예뻐서 그런 건데, 싫으면 싫다고 하지 왜 물어?'
단이를 향한 서운함과 원망까지 하고 있었다.
뭘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는 거지?
그냥 내 손이 아프다. 이 감각에만 집중하면 되는걸.
아, 아프네. 그냥 그러고 넘어가면 되는 걸.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고 해석을 하느라
내가 느끼는 감정을 읽어주지 못하는 것이었다.
얘가 왜 이러나 당혹스럽구나. 손이 조금 아프네.
그냥 그러면 되는 거였다.
그렇지만 궁금하긴 하다. 고양이의 행동과 심리.
저 밀당의 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