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깜빡하지 않도록
첫째의 초등학교 6학년 어느 날, 처음으로 등교 거부를 했다. 입버릇처럼 하는 '학교 가기 싫다'는 투정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던 엄마의 무심함 앞에서
아이는 학교에 앉아 있는 게 무섭다며, 학교가 가기 싫다고 엉엉 울어버렸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아이는 같은 반 남자아이들의 철없는 말과 행동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이다.
"(담임)선생님은 대충은 알아도 말하지 않으면 그렇게까지 네가 힘들어하는지는 모르시지."
혼자 끙끙 앓았던 것이 안타까워 아이에게 한 마디 던졌더니,
"나도 내가 그렇게까지 힘든 줄 몰랐지."
남 얘기하듯 말했다.
그런 건 안 닮아도 되는데.
아이는 상담선생님이 '귀신 같이' 학교의 사정을 알고 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술술 다 말해버릴 수밖에 없었다며 놀라워했다.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조퇴를 하고 돌아온 아이와 뭘 먹을까 고민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이었다.
아이는 '눅눅하지 않은' 음식을 원했고, 우리는 텐동집을 가기로 결정했다.
메뉴판에는 '1인 1 텐동 부탁드립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텐동 2개는 너무 많을까 싶고 우동도 먹을까 하는 마음에 별생각 없이 물었다.
"텐동 1개랑 우동 시킬까?"
"엄마, 나도 1인이야"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 쳐다본다.
나보다 키도 덩치도 커버린 아이가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아. 그렇지. 너도 1인이지.
이런... 어린아이로 입력된 초기값을 10년 넘게 수정을 안 하고 있었네.
결국 각 1 텐동으로 주문.
남김없이 먹어치우고 후식을 생각했다.
역시 텐동은 매장에서 먹어야 제맛.
비 오는 날의 바삭한 튀김, 짭짤한 밥과 된장국.
다소 힘들었던 1인과 함께 한 한 끼.
너에게 작은 힘이 되었기를 바라며,
표현하지 않아도 네가 힘들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너도 이제 어엿한 1인이라는 사실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보아야겠다고 생각해 보았다.
포인트도 적립했으니 다음에 또 오자 1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