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사랑 속에서도 상처 입을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
오랜만에 단이를 만났다.
요염한 표정과 귀여운 포즈로 식빵을 굽던 단이는 날 보고 아는 체를 해준다.
"잘 지냈어? 넌 어쩜 이리 소리도 귀엽니."
인사를 나누는데 몇몇 아이들이 나타나 단이의 동태를 살핀다.
"어? 먹는다 먹어! 귀여워~!"
손에 들고 있던 츄르를 내밀고 호들갑을 떤다.
단이는 두 눈을 스르르 감고 혀를 할짝거린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또 환호.
좋겠다 넌. 사랑받아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단이를 멀찍이서 보다가
혼자 조용히 인사하고 돌아섰다.
문득 얼마 전에 단이가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단이는 엉덩이 쪽을 한 동안 움찔거렸고 다리를 절뚝거렸다. 이후 조심성이 많아져 한동안 사람에게 가까이 오는 걸 머뭇거렸다. 아파트 입주자 카페에는 안타까워하며 괴롭힌 누군가에 대한 비난의 댓글들이 달렸다.
다행히 이제 좀 나아졌는지 단이는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래. 많은 사람들에게 저리 사랑받는 단이도, 소수의 누군가에 의해 상처 입을 수 있지.
사랑해 주는 사람이 다수고, 싫어하는 사람이 소수여도,
단 한 사람이 재미로 가볍게 던진 어떤 행동이나 말을 통해 다칠 수 있지.
그래서 힘들 수 있지.
그렇다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잊어버릴 필요도 없지.
그저 주는 사랑과 츄르를 음미하며 그 순간의 환호를 즐기면 되는 걸.
나는 오늘도 단이에게 한 수 배운다.
* 여기까지 단이 시리즈. 아쉽게도 단이는 더 이상 우리 아파트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으리라 믿는다. 보고 싶다. 몽실몽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