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과 선택은 자유지만

몇 번이라도, 퍼펙트 초이스

by 뤼더가든

막내가 케데헌 진우 포카를 들고왔다.

만 5세의 어린아이에게도 잘생기고 못생겼다는 개념이 있을까? 어른들과 비슷할까? 궁금했다.

"잘 생겼지?"

(참고로 이런 의도가 이미 정해진 질문은 좋지 않다.)

"응."

조금 수줍은 듯 대답하는 아이. 역시 인간의 눈은 비슷한 것인가.

한번 더 질문한다. 개떡 같은 질문이지만 재미있으니까.

"아빠가 잘 생겼어? 진우가 잘 생겼어?"

(이건 당연히 더 안 좋은 질문.)

아이는 아빠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진짜? 와 아빠 성공했네."

어른과 아이의 시각은 역시 같을 수 없는 것인가. 이것이 아빠의 힘?

그런데 내 호들갑스러운 반응을 보더니 아이가 대답을 정정한다.

"아, 근데 아빠는 배가 이만~~ 하니까."

대략 잘 생긴 건 사실 진우 쪽이라는 설명이다.


그럼 그렇지. 한번 더 질문한다.

"OO는 아빠 같은 사람이랑 진우 같은 사람 중에 누구랑 결혼할 거야?"

"아빠!"

"와, 아빠라고? 아빠 진짜 성공했네. 미안하지만 엄만 진운데... 후훗."

여보, 쏴뤼. 진우 씨도 쏴리 투. 상상은 자유잖아?

아빠랑은 해봤으니까 진우랑도 해봐도 되지 않을까? 절대 외모지상주의에 의한 건 아니고.

상상만으로도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다. 입가에 맺힌 미소는 그저 아이와 대화가 재미있어서이다.

진짜다.

혼자 킥킥거리는데 따가운 시선에 고개를 들었다. 아이의 작은 미간이 주름으로 잡혀있고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잘 생긴 남자, 아니 진우랑 결혼하고 싶다는 말이 그렇게까지 혐오스러워할 건 아니지 않나? 그리고 그냥 장난인데 뭐 그렇게까지 심각하게?라는 생각을 하는데 아이의 호통에 깜짝 놀랐다.

"엄마는!"

분에 못 이긴 아이의 숨소리가 거칠다. 주먹까지 불끈 쥔 아이가 외친다.

"아빠랑 결혼을 안 하면 내가 어떻게 태어나겠어? 응? 아빠랑 결혼을 해야지! 그래야 귀여운 OO가 태어나지!!!"


이럴 수가. 네 말이 맞다.

네가 없으면 안 되지.

미안 진우 씨. 당신과는 결혼 못할 것 같아. 이번 생이 아니더라도 난 이 귀여운 아이를 꼭 다시 만나야 하거든.


맙소사. 난 엄청난 선택을 한 거였어.

퍼펙트 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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