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이상한 소리와 스트레스

생각보다 간단한 해결 방법은?

by 뤼더가든

턱턱턱턱
변기 물을 내린 후, 이상한 소리가 이어졌다.
"이거 왜 이러지? 뭐 걸린 거 아냐?"
우리집 수리왕 남편에게 의뢰했으나 잘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자주 쓰는 안방 화장실도 아니고, 소리는 물이 차오르면 멈추었기에 큰 불편은 없어서 방치하게 되었다.

그렇게 몇 달.
그러고 보니, 소리가 안나는 것이었다.
"여보, 이거 고쳤어?"
"글쎄? 내가 이것저것 해보긴 했는데 잘 안 됐던 거 같은데. 뭔가 된 건가?"

언제부터, 왜 났는지 그리고 또 언제부터 왜 안 났는지도 아무도 모르는 미스터리. 한참 소리를 내던 변기는 어느 순간 조용히 고쳐져 있었다.

때로는 그냥 좀 두어도 괜찮아질 때가 있구나.
다소 무심하고 무책임해 보일 수 있지만
그것도 하나의 방법임을 생각했다.

변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떠오르는 일화가 한 가지 더 있다.

'쾅! 콰당탕탕!'
둘째가 화장실만 들어가면 변기가 부서질 듯 소리가 났다.
"솔아, 변기 뚜껑 좀 살살!"
변기 물을 내릴 때 세균이 수억 마리가 나온다며 꼭 뚜껑을 닫아야 함을 고집하는 아이. 하지만 '살살'과 '천천히'를 세상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나의 둘째 딸. (참고, 이전 브런치북 주인공 솔이 재등장! 솔이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솔아! 쫌!"
갑작스러운 큰 소리에 답답함과 짜증 섞인 소리를 내뱉는 일도 반복되었다.
"앗! 미안. 또 깜빡."
겸연쩍은 솔이의 입에서는 사과의 말소리가 재빨리 튀어나왔지만, 희미한 뒷말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지는 아이처럼 아무런 힘이 없었다.
물론 10번 중 1~2번 정도는 조용했다.

아이는 최선을 다 했겠지만 가족들에게는 충분하지 못했다
그리고 변기에게도.

평소보다 더 심한 굉음이 울려 퍼지던 날.
변기 뚜껑이 바닥에 혼자 뒹굴고 있었다.
"언젠가 저 변기 아작 날 거 같아."
첫째의 예언은 실현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다음이었다.
새 변기 커버를 사야 했기에 온라인 쇼핑앱을 열고 검색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천천히 내려와서 소음이 나지 않게 해주는 '무소음 변기커버'가 수없이, 무려 만오천 원 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설치도 초간단이었다.

평화가 찾아왔다.
진작 이걸로 바꿀걸!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이것이 진정한 만원의 행복?
변기 뚜껑을 살살 내리지 않는 아이의 부주의함을 탓하며 스트레스받던 과거의 나.

생각보다 세상에는 우리의 부족함을 도와줄 간단한 도구들이 많다. 불편함을 느끼는 건 나만이 아니라는 점도 덤으로 위안이 된다.
못하는 개인만을 탓하기보다 보완할 수 있는 도구나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한다면 어쩌면 더 간단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솔아, 앞으로 너의 습관만을 바꾸려 하기보다
무소음 변기커버를 찾을게.
우리에겐 많은 만원의 행복이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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