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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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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Apr 04. 2020

너를 위하여

내가 너를 위해 아낌없이 축복해줄 수 있는 까닭은
실은 내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이다
줄 수 있는 게 없기에 나는

마음이나마 하나 가득

흰 종이에 담아

너에게 보낸다

아무것도 없는 그 안을

있는 힘껏 채워 담아

네가 몹시도 슬퍼하는 그 어느 날
그 마음 열어 보고 위안을 얻게 되길,

오로지 그대를 위해 아낌없이 축복해준

이런 사람도 있었노라고


그렇게 빌면서,

눌러 쓴 한자 한자마다

마르지 않을

축복의 자국을 남긴다  


그러나 그 자국을 영원히 보지 않길
또한,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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