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위해 아낌없이 축복해줄 수 있는 까닭은
실은 내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이다
줄 수 있는 게 없기에 나는
마음이나마 하나 가득
흰 종이에 담아
너에게 보낸다
아무것도 없는 그 안을
있는 힘껏 채워 담아
네가 몹시도 슬퍼하는 그 어느 날
그 마음 열어 보고 위안을 얻게 되길,
오로지 그대를 위해 아낌없이 축복해준
이런 사람도 있었노라고
그렇게 빌면서,
눌러 쓴 한자 한자마다
마르지 않을
축복의 자국을 남긴다
그러나 그 자국을 영원히 보지 않길
또한,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