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소복 쌓이는 새하얀 옷 속에 숨어있던 잎사귀들이 옷을 벗고 꽃을 피우는 계절. 손 안의 작은 직사각형에 빠져서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는 사람들이 꽃을 찍으려 하늘을 올려다보는 계절.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마음까지 불어와 간지러운 기분이 드는 계절. 매섭게 춥고도 시리던 겨울이 지나고 새로운 시작의 봄이 왔다.
따스해지는 날씨에 한껏 움츠렸던 몸과 표정을 풀고 생긋 웃으며 걷는 사람들. 고된 하루를 보내고 마주한 벚꽃에 위로를 받는다. 사실 벚꽃이 활짝 꽃을 피우는 절정의 시기는 일주일정도이다. 그 짧은 기간을 축제로 열어 화려하게 봄을 맞이한다. 축제가 끝나면 바람을 타고 떨어진 핑크빛으로 거리가 물들기 시작하고 나무는 초록을 피워낸다. 그렇게 잎이 나고 열매를 맺었다가 낙엽이 되어 떨어진다. 앙상한 가지들은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봄에 꽃을 피워낸다.
우리의 인생도 벚꽃나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행복한 잠깐의 순간들을 즐기고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해내는 것. 그렇게 지내다 보면 다시 행복의 순간은 돌아올 것 같다. 벚꽃이 항상 봄에 활짝 꽃을 피우듯 우리의 인생에도 꽃이 피는 날이 항상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꽃은 찰나의 순간이라 아름다운 것이다. 잎사귀도 나고 열매도 맺으며 성장하는 인생이 있어야 꽃이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뽐낼 수 있을 것이다. 대체로 꽃의 인생을 살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은 인생도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