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믿어주기.

by JH

"이건 어떻게 생각해?"

어떤 일이 생기면 항상 주위에 의견을 물어봤다. 모든 일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잘못된 결정일까 봐, 내가 내린 답이 맞는지 계속 확인하고 싶었다.

주위에 물어볼수록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고, 그 속에서 결정하지 못한 채 혼란만 가중되었다. 애초에 그들이 알려준 답은 나에게 맞지 않는 답이었을 것이다. 내 인생의 답은 나만이 내릴 수 있으니까. 판단은 나의 몫이었다. 머릿속으로는 그걸 이해하고 있어도 계속해서 불안함에 휩싸였다. 나의 답에 확신이 없었다.


미지의 세상에 첫 발을 들여놓는 기분. 앞에 어떤 길이 펼쳐져있는지 모른 채, 막연히 낭떠러지일 것만 같은 기분에 발을 떼기가 무서워서 주위를 붙잡는다. 막상 첫 발을 떼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데 그럴 용기가 부족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지만, 두들기만 하고 건너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 계속해서 두들기기만 한다면 손이 다 까지고 말 것이다. 그럴 때 필요한 건 열심히 돌을 두들기고 있는 내 안의 불안이를 찾아 꽉 안아주기.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에는 주인공이 사춘기가 되자 새로운 감정들이 생겨났는데, 불안이도 그중 한 감정이다. 안이는 뭐든 걱정되는 상황을 방지하려고 이것저것 대책을 연구하지만, 나중에는 본인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커지고 만다. 바로 이 나만의 불안이를 찾아 손을 내밀어야 한다.

'발이 빠져도 괜찮고 넘어져도 괜찮아. 남들이 쳐다보면 뭐 어때. 발이 빠진 김에 물 안도 살펴보고, 넘어진 김에 잠시 쉬어가면 돼. 그런 경험을 통해 나는 더 단단한 나로 성장할 수 있을 거야. 주저하며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보자."

물론, 불안이도 다 내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일 것이다. 적당한 불안은 미래를 대비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 불안이 집어삼키는 순간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만다. 수많은 걱정과 근심들이 막상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닐 때가 많다.

일단은 불안이와 손잡고 한 발짝을 떼기. 아마 불안이와 잘 지내는 건 내가 평생 해야 할 숙제일 것이다. 오늘은 불안이를 있는 힘껏 안아주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좋아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좋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