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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Jan 10. 2021

소중한 1km 달리기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 맞는 겨울이었다. 12월부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다. 추운 날이 많아서 달리지 못할까 걱정했는데 미세먼지로 달리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았다. 겨울의 날씨는 삼한사온(3일 춥고 4일 따뜻하다)은 말이 무색했다. 삼한사미(3일 춥고 4일 미세먼지가 심하다)가 더 맞았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장기적으로 연구된 결과는 없지만 기관지와 여러 가지에 안 좋을 거라는 연구결과는 많았다.


다른 러너들은 어떻게 할까.

매일 달린다는 한 러너 유투버는 미세먼지가 나쁜 날은 1km만 달린다고 했다. 그리고 날씨가 좋은 날 더 뛴다고 했다. 괜찮은 방법이다 싶어서 달리기 좋지 않은 날 1km만 달리자는 마음으로 집 밖을 나섰다. 그리고 딱 1km를 달렸다. 많이 달리겠다고 마음먹고 달릴 때는 1km 거리가 지나기는 이정표였지만 목적지로 생각하고 달리니 달릴 때마다 줄어는 거리가 아쉬웠다. 제한 없이 비스킷 한통을 먹을 때와 다이어트로 한 개의 비스킷을 나눠 먹을 때, 가진 조각이 소중해지듯 말이다. 한 발 디딜 때 평소보다 공들여 달리게 된다. 자세에 신경 쓰고 딛는데 걸음을 신경 쓴다.


1월. 최근 눈이 많이 내렸다. 쌓인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빙판길이 됐다. 한파가 도시를 뒤덮었다. 뛰기도 겁나는 날에는 1km를 걷는다. 내일은 달릴 수 있을까. 눈이 빨리 녹았으면 좋겠다. 일기예보를 살피며 날이 풀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해본다. 달릴 수 있는 날이, 단 1km를 달리는 일이 이렇게 소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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