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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잇독 Oct 04. 2020

타인의 고통을 줄이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위해 산다.

마음 한 구석엔 이타적인 삶에 대한 동경 또한 존재하지만.

두 마음의 균형은 어느 쪽으로든 기울어지게 마련이고, 우리네 대부분은 이기적인 쪽으로 삶의 무게가 쏠린다.


간혹 타인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이들의 이야기가 들리지만, 위인전이나 다큐멘터리에나 등장한다는 사실은 그러한 삶이 얼마나 드문지에 대한 반증일 뿐이다.


내가 테레사 수녀님이 될 수 없다고 남의 고통을 당연시하며 그 고통의 양과 정도를 증가시키는 삶을 당연시하며 살아가야 할까.


눈 딱 감고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며 살자고 결심해도 행복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타인에게까지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고 핑계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게 되면 동병상련을 찾아 헤맨다. 마침내 동지를 만난다면 한 줄기 빛이 되지만, 한 줄기의 빛은 희망은 줄 수 있을지언정, 회생을 위한 풍성한 자양분이 되지는 못한다.


한 자락 희망의 빛줄기를 붙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겨우 숨을 쉴 순 있겠지만, 풍성한 열매를 맺지 못할지도 모른다.


인간의 나약함은 무시한 채, 인간의 능력에 과도한 가치를 매기고 우리는 또 하루를 살아간다.

누군가 예기치 않은 슬픔과 고통을 겪을 때, 공감의 한계를 경험한다.

언제나 내게 일어난 일이 진정한 현실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마음 깊은 곳의 유토피아를 향한 꿈을 꺼내보려 애쓴다. 이기적 욕망을 벗어나 모든 이가 고통 없는 세상에서 행복한 아름다운 삶을 동경한다.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나의 행복을 잃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고통을 줄이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고통을 줄이긴커녕 날마다 서로가 피를 흘리는 전쟁터에서 '인간다움'의 정의를 바꾸어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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