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게 된다.
나의 삶과 비교하며 반성하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열심히 살지 않아서 더 많이 성공하거나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라며.
그런데 의문이 든다.
나는 그렇다 치고, 소위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열심히 살지 않는가?
방송에 나올 만큼 주목받지 못하는 하루하루를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열심히 살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일까.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열심히 산다.
요령 피워도 될만한 일인 것 같은데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이다.
열심을 다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큰 기대와 꿈 때문이 아니라, 그 정도는 해야 생존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에서 도태되고, 하루하루 입에 풀칠할 걱정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
요즘 시대에 밥 못 먹고 다니는 사람이 어딨냐고,
입에 풀칠이라니 무슨 그런 고릿적 얘기냐고 할 수도 있지만,
다달이 마트에서 장본 카드값, 월세 및 은행이자, 수도세, 전기세, 의료보험료 등 문명화된 사회에서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 채워 넣어야 할 것을 계산해보면, 입에 풀칠하고 사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싼 호텔과 고급 뷔페의 산해진미들이 누군가에겐 네이버 블로그 검색에 나오는 딴 나라 세상의 이야기이다.
통장 잔고에 찍힌 잔고의 숫자와 카드 사용 명세서에 나오는 숫자는 똑같은 숫자일 뿐인데, 그 숫자에는 보이지 않는 라벨링이 되어 있다.
나의 소유와 남의 소유라는 구분.
그 플러스 마이너스에 의해 나는 입에 풀칠을 하고 있는지, 산해진미를 발라 넣는지가 결정된다.
단지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삶이 달라지지 않을 때도 있다.
열심히라도 살아야 살아남지라는 고착화된 생각을 벗어버릴 수 있을까.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멸종할 것이라는 두려움.
그것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까.